인공지능(AI) 열풍이 가져온 반도체 호황이 국내 미혼 남녀의 결혼 시장 지형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의 몸값이 급등하며 전통적 인기 직군이던 전문직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연애 및 결정 시장에서 반도체 기술자들의 인기가 독보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충 경쟁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의 가치도 급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수억원의 성과급 지급이 알려진 점이 이 같은 위상 변화의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WSJ은 올해 성과급 규모가 삼성전자는 1인당 평균 약 40만 달러(약 5억 6000만 원), SK하이닉스는 약 50만 달러(약 7억 원) 선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두 기업이 이끄는 국내 증시 역시 지난해 초 대비 약 2.5배 성장하며 이 같은 수혜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한 30대 메모리 엔지니어는 인터뷰를 통해 "최근 주변 이성들의 관심이 급격히 늘었다"며 "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진심인지 불어난 통장 잔고 때문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결혼정보업체들의 평가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그동안 의사, 변호사 등 사자 항렬 전문직에 밀렸던 반도체 엔지니어들은 최근 선호도 조사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방송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반영돼 주요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서 반도체 기업 재직자나 회사 사원증을 착용한 출연자가 이성 출연자들에게 몰표를 받는 장면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