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3일(목)

상한가에 전량 판 최평규 회장...SNT홀딩스는 넉 달 뒤 반값에 9만주 샀다

최 회장 3월20일 8만7303주 주당 5만4000원 전량 매도...SNT홀딩스 8월4·5일 9만주 평균 2만5499원 매입

공정거래법상 순수지주사...EB 목적은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체제 강화", 에너지 지분 60.49%→47.97%→48.40%


최평규 SNT그룹 회장이 SNT에너지 주식을 장중 상한가와 같은 주당 5만4000원에 전량 매도한 지 넉 달여 만에 공정거래법상 순수지주회사인 SNT홀딩스가 같은 회사 주식 9만주를 평균 2만5499원에 사들였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처분한 주식은 8만7303주, SNT홀딩스가 법인 명의로 매수한 주식은 9만주다. 차이는 2697주다.


최평규 SNT그룹 회장 / 사진제공=SNT그룹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NT홀딩스는 공시상 지난 4일 SNT에너지 보통주 4만4000주를 주당 2만4431원에 장내매수했다. 이튿날인 5일에는 4만6000주를 주당 2만6521원에 추가로 샀다. 총 9만주로, 가중평균 매입가는 2만5499원이다. 매입금액은 약 22억9493만원이다.


넉 달여 전 거래 주체는 SNT그룹을 지배하는 최 회장 개인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20일 보유하던 SNT에너지 주식 8만7303주를 주당 5만4000원에 전량 장내매도했다. 매도금액은 47억1436만원이다. 이 거래로 최 회장이 직접 보유한 SNT에너지 주식은 0주가 됐다.


5만4000원은 이날 SNT에너지의 장중 상한가와 같은 가격이었다. SNT에너지는 이날 장중 전 거래일보다 29.96% 오른 5만4000원까지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 회장의 매도 단가는 그 가격과 일치했다.


5만4000원에 팔고 2만5499원에 샀다


SNT홀딩스의 이번 평균 매입가 2만5499원은 최 회장의 매도가 5만4000원보다 52.8% 낮다. 최 회장은 0.42%를 개인 명의에서 전부 뺐고, SNT홀딩스는 넉 달여 뒤 법인 명의로 0.43%를 다시 확보했다. 두 거래의 수량 차이는 2697주다.


9만주 매수로 SNT홀딩스가 보유한 SNT에너지 주식은 992만79주에서 1001만79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47.97%에서 48.40%로 상승했다. 운해장학재단이 보유한 90만주를 더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52.32%에서 52.75%로 올라간다.


SNT홀딩스의 위치는 일반 사업회사가 아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자신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의 지주회사"이자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라고 명시했다. SNT홀딩스는 2008년 2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남고 SNT에너지를 사업회사로 떼어냈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설립·전환 신고와 지주회사 등에 대한 사업내용 보고 체계를 두고 있으며 관련 업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맡는다. SNT홀딩스가 보유하는 자회사 주식도 이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 관리된다.


EB 목적에 적힌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체제 강화"


SNT홀딩스의 SNT에너지 직접 지분율은 교환사채 발행 전 60.49%였다. 보유 주식은 1250만9001주였다. 이후 두 차례 교환사채의 교환청구가 이어지면서 지난 4월6일 보유량은 992만79주, 지분율은 47.97%까지 내려갔다. 이번 9만주 매수로 다시 48.40%가 됐다.


첫 교환사채는 지난해 발행됐다. SNT홀딩스는 SNT에너지 주식 162만632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700억원 규모 제1회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가액은 주당 4만3193원이었다.


사진제공=SNT홀딩스


이어 지난해 12월11일 SNT에너지 주식 96만8293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제3회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금액은 412억5412만원, 교환가액은 주당 4만2605원이었다. 사채는 올해 1월16일 발행됐고 인수자는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사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파이프솔루션4호 유한회사다.


이 공시에는 공정거래법이 직접 등장한다. SNT홀딩스는 412억5412만원 전액을 '기타자금'으로 분류하면서 구체적인 사용 목적을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체제 강화"​라고 적었다. 세부 설명에는 "자산확충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강화, 해외 투자 및 미래 성장동력 투자 등을 위한 재원 마련 목적"이라고 기재했다.


같은 공시의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대상 여부' 항목에는 '미해당'​이라고 적었다.


두 교환사채의 교환대상 SNT에너지 주식은 모두 258만8925주다. 교환청구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전량이 빠져나갔고 SNT홀딩스의 SNT에너지 직접 지분율은 60.49%에서 47.97%까지 12.52%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사들인 9만주는 교환청구로 빠져나간 주식의 약 3.5%에 해당한다.


지분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는 별도 재무제표상 이익도 발생했다. SNT홀딩스는 지난해 SNT에너지 주식 교환과 관련해 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 651억8388만원을 인식했다. 파생부채인 교환권대가 거래손실 153억3385만원도 함께 반영했다.


올해 1분기에는 교환청구에 따라 SNT에너지 주식 112만9140주가 추가로 처분됐다. SNT홀딩스는 이 과정에서 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 520억3471만원을 인식했다. 같은 기간 교환권대가 거래손실은 69억6963만원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만 합쳐 SNT에너지 지분 처분 과정에서 별도 기준으로 잡힌 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은 1172억1859만원이다. 같은 기간 교환권대가 거래손실은 223억3451만원이다.


최 회장 전량 매도한 날 지주사에서도 19만주 빠졌다


최 회장이 개인 주식을 전량 매도한 3월20일에는 SNT홀딩스가 보유하던 SNT에너지 주식 19만3658주도 교환청구에 따라 투자자에게 넘어갔다. 교환가액은 주당 4만2605원이었다. 이날 최 회장은 같은 주식을 주당 5만4000원에 장내에서 팔았다.


최 회장의 개인 매도 8만7303주와 SNT홀딩스의 교환 19만3658주를 합하면 이날 하루 최대주주 측에서 빠져나간 주식은 28만961주다. 최대주주 측 보유량은 1148만8356주에서 1120만7395주로 줄었고 지분율은 55.55%에서 54.19%로 내려갔다.


교환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SNT홀딩스는 3월23일 19만3658주를 추가로 내줬고 4월3일과 6일에는 각각 9만6829주가 교환됐다. 4월6일 보유 주식은 992만79주, 직접 지분율은 47.97%까지 낮아졌다.


그 지분율이 넉 달 뒤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교환이 아니라 SNT홀딩스가 직접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는 방식이었다. 8월4일 4만4000주, 5일 4만6000주를 사면서 48.40%까지 올라갔다.


최 회장의 3월 개인 매도와 SNT홀딩스의 8월 장내매수가 서로 연계된 거래라고 볼 근거는 현재 공개된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최 회장이 장내에서 판 주식의 매수자와 SNT홀딩스가 최근 사들인 주식의 매도자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두 거래 사이에는 넉 달 이상의 시차가 있다.


공개자료상 이번 거래와 교환사채 발행·교환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볼 근거도 확인되지 않는다. 공정위가 관련 사안을 조사하거나 심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제3회 교환사채 발행 공시에서 SNT홀딩스가 직접 기재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대상 여부'도 '미해당'이다.


확인되는 것은 숫자와 순서다. 최 회장은 3월20일 8만7303주를 주당 5만4000원에 전량 팔아 약 47억원을 현금화했다. 공정거래법상 순수지주회사인 SNT홀딩스는 두 차례 교환사채를 거치며 SNT에너지 직접 지분율을 60.49%에서 47.97%까지 낮췄고, 이 과정에서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1172억원의 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을 인식했다. 이후 8월 들어 평균 2만5499원에 9만주를 다시 사들였다.


SNT홀딩스가 교환사채 자금의 용도로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체제 강화"를 적은 뒤 SNT에너지 지분을 47.97%까지 낮췄다가 다시 48.40%로 올린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공시에 담기지 않았다. 최근 9만주 매입의 목표 지분율과 추가 매수 계획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