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청와대가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부동산 대책과 증시 불안, 수사권 조정 등 주요 정책 이슈에서 불거진 반발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자 국정 운영 기조에 변화를 주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경찰의 책임이 커지면서 범죄 피해에 대한 국민 걱정이 많다"며 대책 보고를 직접 지시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권이 경찰에 집중된 이후 치안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공개석상에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민심 이반을 그대로 보여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3.3%로 집계됐다. 특히 20대 여성의 부정평가가 직전 조사 대비 6.4%포인트 오른 62.7%를 기록하며 전체 지지율 하락을 견인했다. 치안 불안에 민감한 연령층을 중심으로 민심이 돌아선 결과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도 지지율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이 대표적이다.
국내 자산 전용 '생산적 금융 ISA'를 도입하면서 기존 ISA 혜택을 줄이기로 하자 투자자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코스피가 5000선까지 급락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책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책이 국민이 처한 상황을 따라가야지, 거꾸로 국민의 삶을 기성 제도에 억지로 꿰맞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 당국을 질책했다. 지난 7일 참모들과의 점검회의에서도 해당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한 바 있다.
청와대 내 기류도 달라졌다. 그동안 지지율 추이에 의연한 태도를 보였으나, 가파른 하락세가 지속할 경우 국정 동력 자체가 약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부동산 대책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출 규제 여파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당 내부 갈등도 악재로 꼽힌다. 오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여권 전체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종료 이후 핵심 지지층이 재결집하면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4.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