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주식 전문가를 사칭해 고수익을 약속하며 피해자들로부터 15억 원대의 현금과 골드바를 챙긴 투자리딩 사기 조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정교한 가짜 골드바 사진을 제작, 상선 조직을 유인한 끝에 국내 총자금관리책까지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투자리딩 사기 조직원 8명을 적발하고, 이 중 중국 국적의 국내 총자금관리책 A씨를 포함한 6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유튜브와 SNS 등에 "투자 프로젝트 참여 시 최대 100% 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내걸고 피해자 5명을 유인해 현금과 골드바 등 총 15억 41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피해자들에게 특정 링크(URL)를 전달해 가짜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만든 뒤 단체 대화방으로 초대했다. 해당 앱에서는 조작된 입금 및 수익 내역을 보여주며 실제 투자가 이뤄져 고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속였다.
이후 금융당국의 감시와 계좌 추적을 피해야 한다는 구실을 대며 현금과 골드바 등 실물 자산으로 직접 출자할 것을 요구했다.
수거책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해외 유명 금융사의 위조 사원증을 목에 걸고 허위 출자증명서를 제시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피해자는 주부와 직장인 등으로, 1인당 피해액은 최소 1100만 원에서 최대 13억 원에 달했다.
해외 총책을 필두로 자금관리책, 세탁책, 수거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이들은 텔레그램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으며 점조직 형태로 움직였다. 일부 수거책은 건당 50만~80만 원의 수당을 받기 위해 기존 직장까지 그만두고 범행에 동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검거 과정에는 AI 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먼저 잡힌 수거책을 조사하던 중 상선으로부터 "다른 피해자에게서 골드바를 수거해 오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을 확인한 경찰은 AI로 가짜 골드바와 출자증명서 이미지를 만들어 상선 측에 전송했다.
상선이 이에 속아 안심하자, 물건을 전달받아 도주하려던 국내 총자금관리책 A씨의 접선 장소를 급습해 그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현금과 골드바 등 2억 5800만 원 상당의 피해금을 회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