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논란이 확산하면서 함께 작품에 출연한 배우 정해인까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사는 "14일로 예정됐던 정해인 배우 인터뷰가 부득이하게 취소됐다"고 밝혔다.
정해인은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언론과 만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동 출연자인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 의사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하영이 먼저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고, 정해인 역시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작품 홍보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하영의 가족사 문제로 인해 작품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인터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이었다. 하영은 정해인과 함께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 한양에서 개원한 첫 의사였고 고종 황제까지 진료했다"고 소개했다.
방송 후 하영의 증조부로 알려진 안상호의 과거 이력이 온라인에서 재조명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 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귀국한 뒤 서양의학을 가르쳤으며 왕실 의료진으로도 활동했다.
문제는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에서 활동한 기록과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일본식 생활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점이다. 일본과 조선을 하나로 보는 '일선동체'의 모범 가정으로 소개됐다는 기록까지 전해지며 친일 논란이 거세졌다.
하영의 소속사는 지난 10일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소속사는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성급하게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게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친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영을 둘러싼 논란은 방송과 광고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향후 공개 예정인 작품들도 사건의 전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