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탄생시키고 도요타의 글로벌 신화를 이끈 오쿠다 히로시 전 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쿠다 전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세상을 떠났다.
1932년생인 고인은 히토쓰바시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55년 도요타에 입사해 회계와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 등을 거쳤다.
1995년 창업가문 출신인 도요다 다쓰로 사장의 뒤를 이어 사장에 취임했다. 도요타 역사상 약 한 세대 만에 나온 비(非)창업가문 출신 경영자였다.
오쿠다 전 사장이 취임할 당시 도요타는 수익성 악화와 일본 내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깊은 침체에 빠져 있었다.
그는 대기업병과 안일주의를 경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프랑스 공장 설립과 미국 생산 라인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도요타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내 공장을 폐쇄하는 결단을 내렸다.
최대 업적으로는 1997년 출시된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 '프리우스' 개발을 강력히 밀어붙인 점이 꼽힌다.
초기 미국 자동차업계의 냉소를 이겨내고 프리우스를 흥행시키며 도요타 전동화 전략의 기틀을 마련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 등 파격적인 신차도 연이어 선보였다.
재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2002년 출범한 일본최대 경제단체 게이단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당시 경제재정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며 일본 경제의 구조개혁을 주도했다. 1999년 회장에 오른 뒤 2006년까지 재임했으며 2009년 경영 일선에서 공식 은퇴했다.
다만 그가 추진한 강력한 비용 절감과 급격한 해외 확장 정책은 훗날 생산능력 과잉과 품질 논란을 불러왔다는 평가도 함께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