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이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던 풍족한 생활상이 재조명받고 있다.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과 맞물리면서다.
하영은 지난해 5월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 본가에 냉장고가 5대나 있다고 밝혔다.
자취를 시작한 하영은 본가에서 각종 식료품을 챙기며 "내가 가져가도 아무도 모른다. 절대 모른다. 안 먹어서 맨날 썩는다. 그래서 요긴하게 쓸 만한 것들을 몽땅 가져간다"고 말했다. 하영의 모친도 "모조리 가져가라"고 권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러한 과거 방송 장면은 최근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재차 주목받는 상황에서 친일 집안의 풍족한 생활상이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독립유공자 후손 3대까지의 75.9%가 비경제활동인구였다. 66%는 신고소득조차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리꾼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은 생활고 시달리고 있는데 친일파 증손녀의 집안은 음식이 썩어나고 있다", "친일파 후손이 누리는 경제력은 100년이 흘러도 여전하다는 증거", "유공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것" 등 반응을 쏟아냈다.
하영은 지난 7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할아버지께서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언니까지 의사"라고 집안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후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1916년 서울에서 조직된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대정친목회는 경제인과 관료,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의료인 등이 참여했으며 을사오적인 매국노 이완용이 중심에 있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국사관논총' 제32집 수록 논문에는 안상호가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거사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었다는 기록도 확인됐다.
당초 하영 측은 해당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으나 이후 입장을 바꿔 사과했다. 11일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저희가 앞서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에 대해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라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