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봉사단체를 내세워 수백억 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범죄조직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AI 검색 결과를 조작하고 연애를 빙자한 로맨스 스캠 수법까지 동원해 수백 명의 피해자를 낳았다.
11일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범죄단체조직 및 사기 등의 혐의로 총책인 50대 중국인 김 모 씨와 한국인 조직원 6명 등 총 7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4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브릴리언스팀'이라는 유령 봉사단체를 만들어 피해자 436명으로부터 약 409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원금과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폰지사기' 구조를 만들었다. 전국에 11개 지부를 두고 하위 투자자 유치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확장했다.
피해자 포섭에는 치밀한 사전 작업이 동원됐다. 조직원들은 자신들을 외국계 투자사가 설립한 비영리 봉사단체나 친환경 기업 소속이라고 속인 뒤, 봉사활동과 SNS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다가갔다.
신뢰가 형성되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 'AIXT 코인' 투자를 권유했다. "해외 대형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어 100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였으며, 초기 3개월간은 실제 수익금을 지급하며 안심시켰다.
포털사이트의 AI 검색 기능을 악용한 교묘한 수법도 확인됐다. 일당은 실제 봉사단체에 돈을 전달한 뒤 단체명이 적힌 조끼를 입고 촬영한 사진을 홍보용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일부 매체가 사실 확인 없이 이를 보도하자, AI가 브릴리언스팀을 정상적인 봉사단체로 인식해 답변을 내놓는 '데이터 포이즈닝' 현상이 발생했다.
연애를 빙자한 로맨스 스캠 수법도 적극 활용했다. 여성의 사진을 도용해 피해자들과 최대 1년간 친분을 쌓은 뒤 봉사활동 소식을 전하며 자연스럽게 투자를 유도했다. 피해자 김 모 씨는 "4개월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친해진 인물이 봉사단 활동을 소개한 뒤 코인 투자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제시한 코인은 전용 앱에서만 거래되는 가짜 가상자산으로 밝혀졌다. 해외 부실 거래소에 임시 상장했다가 폐지하는 수법으로 상장 기대감을 올린 뒤, 예정된 최종 상장일 직전 전국 지부를 폐쇄하고 도주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자는 436명, 피해 금액은 409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피해 인원이 최대 8000명, 전체 피해 액수는 수천억 원대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관련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