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7년간 성실히 근무하던 시설관리 직원이 중병을 앓게 되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1600만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훈훈한 일이 벌어졌다.
12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생활지원센터에 따르면, 시설기사 A씨는 2019년 3월부터 이 아파트에서 근무해 왔으나 골수증식 종양 진단을 받으면서 불가피하게 퇴사하게 됐다. A씨는 질병 치료와 함께 막대한 치료비 및 간병비 부담까지 떠안게 되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에 지난 4월 아파트 관리소는 '우리 아파트 가족, 시설기사 OOO님을 위한 성금모금'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게시했다.
관리소 측은 "OOO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성실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관리와 안전을 위해 힘써 줬다"면서 "그동안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다시 건강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입주민 여러분의 따뜻한 정성을 모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각 동 안내데스크에 모금함이 설치되자 주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난 4월20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 진행된 모금 결과 총 16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특히 총 460세대의 입주민들이 1110만원을 기부하며 가장 큰 힘을 보탰다.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과 협력업체들도 적극 동참했다.
시설팀은 116만6000원, 커뮤니티팀은 115만원, 입주자대표회의는 80만원, 보안팀은 52만원, 미화팀은 10만원, 노인회는 45만원을 각각 모금했다. 에어컨 청소 업체와 세차 업체 대표이사들도 각각 50만원씩 보태며 온정을 나눴다.
관리소는 모금된 성금 전액을 투명하게 집계하고 공개한 뒤 A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최근에는 A씨의 수술 경과에 대한 소식도 공지했다.
A씨는 골수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으며 지난달 중순 퇴원해 자택에서 요양 중이다. 치료를 잘 받으면 1년 후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5년 후 추적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으면 최종 완치 판정을 받게 된다.
관리소 측은 "입주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과 위로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근로자에게 큰 희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아파트 공동체의 귀감이 되는 뜻깊은 사례가 되었다"며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입주민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명품 아파트가 따로 없다", "얼마나 좋은 직원이었으며 좋은 이웃들인건지 너무 따뜻하다", "와 이렇게 멋진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면 다른 직원들도 훨씬 열심히 일할 것 같다", "어느 동네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한다고 난리를 치던데 여긴 다르다", "투명하고 품격있고 다 멋지다", "삭막한 아파트가 아니라 따뜻한 마을 같네" 등의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