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국고채 관련 입찰 13.9조...국민은행 포함 5곳 공정위 심판대
LTV 과징금 697억·ELS 3070억 추정...국고채까지 세 번째 대형 제재 전선
국고채·LTV 조사기간 이재근 행장 재임기와 중첩...27일 회장 후보 3인 압축
국고채 입찰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오른 은행권의 관련 입찰 규모가 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명단에는 KB국민은행도 포함됐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 LTV 정보교환 담합으로 69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제재 절차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국고채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대형 제재 전선만 세 곳으로 늘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문제 삼은 국고채 입찰 규모 76조2000억원 가운데 KB국민·하나·NH농협·IBK기업·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의 관련 규모는 약 13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약 62조3000억원은 증권사 10곳 몫이다.
은행권이 긴장하는 숫자는 과징금이다. 공정위가 국고채 낙찰액을 관련매출액으로 보고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는 부과기준율 15%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은행 5곳의 산정액은 약 2조850억원까지 올라간다. 실제 금액은 전원회의에서 관련매출액 인정 범위와 가중·감경 요소 등을 따져 결정된다. 국민은행은 5개 은행 가운데 관련 입찰 규모가 가장 작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개별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LTV 697억·ELS 3070억 추정...국고채까지 세 번째 제재 전선
국민은행에는 국고채가 처음 맞는 대형 제재가 아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이 2022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정보를 교환하고 활용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4개 은행에 부과한 과징금은 2720억1400만원이다. 국민은행 몫은 697억4700만원으로 하나은행 869억31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국민은행은 처분에 불복해 소송에 들어갔다.
홍콩H지수 ELS도 남아 있다. 2023년 말 기준 국민은행의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은 8조1972억원으로 제재 대상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2조원 안팎까지 거론됐던 5개 은행 과징금을 지난 6월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재산정해 금융위원회에 넘겼다. 판매잔고 등을 토대로 한 시장 추정치로 국민은행 예상 과징금은 약 3070억원이다. 금융위 최종 의결 전이어서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LTV 697억원에 ELS 추정액 3070억원을 더하면 국고채 과징금을 제외하고도 국민은행에 걸려 있는 두 사건의 과징금은 약 3767억원이다. 국고채 사건에서는 국민은행 몫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세 사건의 발생·제재 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국민은행을 3년간 이끌었던 이재근 현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의 재임기간과 겹치는 구간이 나온다.
2022년 취임 이재근...LTV 전 기간·국고채 18개월 겹쳤다
이 부문장은 2022년 1월 국민은행장에 취임해 2024년 말까지 3년간 행장을 맡았다. 공정위가 담합으로 판단한 LTV 정보교환은 그가 취임한 지 약 두 달 뒤인 2022년 3월 시작돼 2024년 3월까지 이어졌다. 이 부문장의 행장 임기와 전 기간이 겹친다.
국고채 입찰 사건도 일부 겹친다. 공정위 사무처가 문제 삼은 전체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다. 이 부문장의 행장 재임기간 가운데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18개월이 조사 대상 기간에 포함된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국민은행의 개별 위반 행위가 어느 시점에 집중됐는지, 이 부문장 취임 전후로 관련 입찰 규모가 어떻게 나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부문장이 해당 입찰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도 공개된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ELS는 시점이 다르다. 국민은행이 2024년 자율배상 대상으로 정한 홍콩H지수 ELS 낙인 발생 상품은 2020년 12월28일부터 2021년 7월12일까지 판매된 상품으로 이 부문장의 은행장 취임 전이다.
다만 대규모 손실 우려가 현실화되며 금감원이 국민은행 현장조사에 들어간 것은 2023년 11월이었다. 국민은행이 자율배상안을 이사회에서 결의한 것도 2024년 3월이다. 판매는 취임 전이지만 검사와 배상은 그의 임기 중 진행됐다.
국민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 부문장은 현재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6명 가운데 한 명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확정한 내부 후보는 양종희 현 회장과 이재근·이창권 KB금융 부문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등 4명이다. 외부 후보 2명을 더해 모두 6명이 경쟁하고 있다. 회추위는 오는 27일 1차 인터뷰를 거쳐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고 다음달 11일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