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3일(목)

"나 살아있다" 수술대서 눈물 흘린 뇌사자... 장기적출 중단

미국에서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 적출 수술대에 오른 환자가 수술 직전 눈물을 흘리며 의식을 되찾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의료진의 경고를 무시하고 장기 적출을 강행하려 했던 관할 장기조달기구는 당국으로부터 승인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미국 보건복지부(DHHS)는 지속적인 안전 관리 실패를 이유로 장기조달기구 '호프 네트워크(Network for Hope)'의 인증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호프 네트워크는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등 미국 4개 주에서 장기 기증 및 이식 코디네이터 업무를 담당해 온 기관이다.


사건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심정지가 온 안토니 토마스 후버가 켄터키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시작됐다.


안토니 토마스 후버 SNS


당시 의료진은 후버에게 뇌 활동이나 반사 작용이 없다고 판단했고, 유족은 생명 연장 장치 제거에 동의했다. 장기 기증 절차에 따라 후버는 수술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수술대에 오른 후버는 몸을 움직이고 눈물을 흘리며 의식을 회복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의료진은 후버가 몸을 뒤척이고 "나 여기 있다"고 말하는 등 명확한 생존 신호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담당 의사는 즉시 수술을 거부했으나, 장기조달기구 관계자들은 다른 집도의를 찾아서라도 수술을 진행하라고 병원 측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은 결국 중단됐고 후버는 병원에서 회복해 퇴원했다. 이 사건은 내부 관계자의 고발과 현지 언론 보도로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미국 보건자원서비스청(HRSA)이 조사에 착수한 결과, 호프 네트워크가 관할한 취소 사례 351건 중 73건에서 환자의 의식이 회복되거나 상태가 개선되고 있었음에도 수술 절차가 강행될 뻔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으로 장기 기증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미국 장기기증 등록 취소 신청이 평소의 10배 이상 급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기증 거부 등록자가 일시적으로 10배 늘어나는 등 파장이 이어졌다. 미 보건 당국은 해당 기구를 폐쇄하고 관련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