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상징인 '엘 캐피탄' 암벽 등반 최단 시간 기록을 보유한 전설적인 스피드 클라이머가 산악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툴레어 카운티 보안관 검시관실은 스피드 등반가 제이크 와이즈넌트(30)가 지난 3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와이즈넌트의 오랜 친구인 베일리 무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의 평생 친구이자 자식 같은 제이콥 다니엘 와이즈넌트가 세상을 떠났다"며 "비보에 마음이 무너지지만, 제이크가 아름다운 시에라네바다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다가 눈을 감았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는다"고 전했다.
와이즈넌트는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험난한 암벽 코스에 도전해 온 스피드 등반 전문가다. 그는 2024년 10월 동료 브랜트 하이셀과 함께 요세미티 엘 캐피탄의 '러킹 피어' 코스를 2시간 55분 32초 만에 완등하며 이름을 알렸다.
등반 전문 매체 그립드에 따르면 당시 이들이 세운 기록은 기존에 유지되던 최단 완등 기록을 경신한 신기록이었다. 이들은 신기록을 세우기 불과 이틀 전에도 같은 코스를 4시간여 만에 올랐을 만큼 막강한 기량을 과시했다.
그의 도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 5월 요세미티 등반 협회는 와이즈넌트가 동료 노아 폭스와 함께 엘 캐피탄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인 '더 노즈'를 하루 만에 두 번 완등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당시 기록은 14시간 38분이었다.
수천 피트 높이의 거대한 화강암 단일 바위인 엘 캐피탄의 핵심 코스를 하루에 두 번 오르는 것은 극강의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성과다. 치열한 스피드 등반 세계에서 수많은 기록을 남긴 젊은 영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등반가들의 추모물결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