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일)

마약 자금세탁에 주민 폭행까지... 트럼프 사위 알바니아 사업 파탄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추진하는 알바니아 초호화 리조트 개발 사업이 마약 조직의 자금세탁 의혹과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휩싸이며 파행을 겪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쿠슈너가 이끄는 개발사 알바니아 랜드 디벨롭먼트가 지난 4월 매입한 알바니아 서남부 즈베르네츠 반도 토지의 판매자 아르투르 셰후에게 국제 코카인 밀매 및 자금세탁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매매 대금 1억 1000만 유로(약 1800억 원)가 셰후에게 지급되기 전 공증인 계좌에 예치되어 있던 상태에서 전액 동결했다.


알바니아 부패·조직범죄 특별검찰은 셰후가 남미산 코카인을 유럽으로 밀반입한 뒤 범죄 수익을 부동산에 투자해 세탁하는 조직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쿠슈너 측 투자자들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매입 당시 마약 밀매 의혹을 미리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러드 쿠슈너 / GettyimagesKorea


토지 자체를 둘러싼 20년 소송전도 걸림돌이다. 현지 주민들은 부모 세대부터 농사를 지어온 땅을 토지당국이 위조된 오스만제국 시절 문서를 근거로 셰후 측에 넘겼다고 주장하며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알바니아 대법원은 해당 문서의 허위성을 인정했으나 소유권 확정 판결은 미뤄진 상태다.


현장 반발은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졌다. 개발사가 환경보호구역 일대에 철조망을 치고 민간 경비원이 주민을 폭행하는 영상이 유포되면서 수도 티라나에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다. 습지와 홍학 서식지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과 정권의 부패를 규탄하는 이 시위는 홍학 모형을 내세워 '플라밍고 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환경법 준수를 촉구하는 가운데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투자 유치를 이유로 사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반면 주민들은 법원에 개발 중단 가처분을 신청할 방침이어서 갈등은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