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로 탄약과 미사일 비축량이 급감하자 방산업계에 무기 생산과 납품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방부 스티브 파인버그 부장관이 지난 5일 방산업계 경영진에 서한을 보내 핵심 무기체계의 신속한 생산과 납품 증대 계획을 21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파인버그 부장관은 서한에서 수년씩 걸리는 개발 주기는 용납할 수 없다며 생산 능력을 당장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차세대 요격미사일과 국가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 이동식 방공 레이더, 우주 기반 미사일 추적체계 등을 중요 사업으로 지정하고 생산 가속화를 검토 중이다. 방산업체에는 구체적인 시설 확장 방안과 자본 투자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미사일 비축량은 이란전 개전 이후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개전 첫 달 동안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 이상, 패트리엇과 사드 요격미사일 1000발 이상을 발사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분석을 보면 전 세계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는 전쟁 전 2200발에서 최근 827발 미만으로 줄었고, 사드 미사일 역시 452발에서 278발 미만으로 감소했다.
백악관은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러먼, 보잉 등 주요 방산 대기업과 자율무기 업체 안두릴, 팔란티어 경영진을 불러 의회를 상대로 국방비 증액 설득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미 국방부는 록히드마틴과 58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2030년까지 패트리엇 미사일 생산량을 3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1조1500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안이 의회에 묶여 있어 무기 대량 조달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대규모 국방비 증액에 반대하면서 의회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방산업체와의 기본협정이 실제 구매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의회의 예산 승인이 필수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엄청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무기 부족설을 부인했으나, 국방부의 비상 조치는 현장의 심각한 물자 부족 상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