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9일(일)

"딸 둘 다 아빠에게 간 안 준대요"...지하철서 펑펑 운 엄마, 온라인서 갑론을박

남편의 간 이식을 앞두고 두 딸에게 생체 간 기증을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지하철에서 눈물을 흘린 한 어머니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옆자리에 앉으신 아주머니께서 딸 둘 다 간 기증을 안 해준다고 했다며 우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9일 오전 기준 조회수 9만회를 넘기고 8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사연은 약 1년 전 지하철에서 시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당시 A씨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이 계속 울고 있었고,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됐다. 여성은 서울 종로의 한 대학병원에 가는 길이라며 남편이 위독해 간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두 딸에게 아버지를 위한 간 기증을 부탁했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첫째 딸에게는 이미 자녀가 있었다. 첫째는 자신이 수술을 받다가 잘못되면 어린 자녀는 어떻게 하느냐는 이유로 기증을 거절했다고 한다.


둘째 딸 역시 기증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설명에 따르면 둘째는 과거 언니의 유학을 지원해줬던 일을 언급하며 "언니가 해야지"라는 취지로 말했다.


어머니는 A씨에게 "자식 둘을 최선을 다해 키웠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남편이 서서히 죽어가는 걸 그냥 둬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A씨는 가족의 사정을 모두 알 수 없는 만큼 조심스럽게 위로했다고 전했다. 기증하는 자녀에게 재산을 더 물려주는 방법 등을 이야기해보라고 권했다고도 했다.


1년 전 있었던 일인 만큼 현재 이 가족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 역시 "지금 어찌 지내실지 문득 생각난다"며 글을 맺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생체 장기 기증을 둘러싸고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부모나 형제가 위급하다면 자신은 기증하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부모님이라면 해드릴 수 있다", "부모뿐 아니라 형제에게도 해줄 것 같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반면 자녀가 자발적으로 기증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부모가 자녀에게 장기를 요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핵심은 '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달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자녀가 기증하지 않는다고 부모가 서운해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적었다.


또 "자식이 부모에게 주겠다고 할 수는 있어도 부모가 먼저 달라고 하기 어렵다", "나는 부모에게 줄 수 있지만 내 자식에게 달라고 하지는 못할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대편에서는 "가족을 살릴 수 있다면 기증하겠다", "가족관계와 성장 과정이 모두 다른 만큼 어느 한쪽이 옳다고 단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1년 전 지하철에서 흘린 한 어머니의 눈물은 온라인에서 '가족 간 장기 기증'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자신의 장기를 가족에게 내어주는 선택과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 선택을 요구하는 문제를 두고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