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들이 놀이 기록과 사진 전송, 행정업무 과중으로 정작 유아 교육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7월 20일부터 27일까지 전국 공·사립 유치원 교사 22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는 공립 병설유치원 소속이 51.2%, 공립 단설유치원 소속이 48.7%였다. 교직 경력 10년 이상 교사가 43.3%로 가장 많았고, 지역별로는 경기 36.8%, 전북 7.7%, 서울·경남이 각 6.7% 순으로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유치원 현장에서 놀이이야기 작성과 모바일 알림장을 통한 사진 전송을 정량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상당수였다.
놀이이야기를 월 1회 작성한다는 응답이 40.3%로 가장 많았고, 월 2~4회 20.0%, 주 1회 이상 12.9%로 나타나 전체 응답자의 73.2%가 일정 주기에 따라 놀이이야기를 작성해 학부모에게 공개하고 있었다. 교사 자율에 맡긴다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모바일 알림장을 통한 사진 전송도 마찬가지였다. 사진 수량이나 유아별 균등 배분 등 정량적 기준이 있다는 응답이 26.8%였고, 주 2회 이상 전원에게 개별 전송 의무가 있다는 응답은 13.7%, 월 1회 이상 전송 의무가 있다는 응답은 29.2%였다.
교사들은 이러한 기록·사진 업무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수업 준비 시간 부족(37.2%)과 유아 안전지도 공백(30.9%)을 꼽았다.
민원 대응과 교권 보호 체계의 실효성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악성·특이 민원이 발생했을 때 교사가 직접 대응했다는 응답이 39.1%로 가장 많았다. 기관이 소극적으로 중재하거나 무마를 요구했다는 응답도 21.0%에 달했다. 반면 원장·원감 등 민원대응팀이 전담 처리한 경우는 10.3%에 불과했다.
교육활동 침해를 당했을 때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는 침해 사례가 없었다는 응답(56.6%)을 제외하고, 개최가 필요했지만 원내 분위기나 전례가 없어 고려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2.7%였다.
학부모 보복 우려나 관리자 만류로 포기했다는 응답도 9.5%였다. 실제 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된 사례는 1.3%에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응답자의 48.4%는 아동학대 신고를 우려해 교육 및 생활지도가 위축된다고 답했다. 학부모와의 소통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20.2%, 교직 이탈을 고민한다는 응답은 16.7%였다.
행정업무와 돌봄 업무 부담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부담되는 행정업무(복수응답)로는 방과후 인력 노무관리 및 돌봄 운영(12.5%), 방과후 급·간식 업무와 인력관리(7.7%), 아침·방학 중 돌봄과 일회성 공문 처리(6.7%), 통학버스 관리(5.9%), 유아학비 청구·정산(5.8%) 등이 거론됐다.
일반 행정실무를 교사가 직접 수행한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일부 행정이 교사에게 전가된다는 응답이 48.1%, 담임교사가 분담 처리한다는 응답이 27.4%, 행정실 협조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19.8%로, 전체 95.2%가 행정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었다. 행정실이 전담한다는 응답은 4.8%였다.
방과후·돌봄 업무도 방과후 인력이 전담한다는 응답은 32.2%에 그쳤다. 담임교사가 아침돌봄과 간식, 방학 근무를 맡거나 시스템 입력 업무를 담당하는 등 교사가 돌봄 업무를 부담한다는 응답은 67.8%였다.
업무 경감 방안으로는 방과후·돌봄 실장 제도 도입이 64.8%로 가장 높았고, 행정실 중심의 전담체계 구축이 23.8%로 뒤를 이었다.
복무권 보장도 미흡한 수준이었다. 최근 1년 동안 보건휴가나 가족돌봄휴가를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52.6%였다. 휴가를 쓰지 못한 이유로는 대체교사 구인의 어려움(31.2%), 관리자의 눈치와 조직 분위기(25.7%), 동료 교사 부담(23.1%) 등이 나왔다.
복무권 보장을 위해서는 상근 보결교사 인력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0.1%로 가장 많았고, 관리자 복무지침 교육 및 감독 강화는 23.5%였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놀이기록과 사진 전송 의무 관행 개선, 기관 중심 민원 대응체계 구축 및 교권보호위원회 실효성 확보, 방과후·돌봄 실장 제도 도입과 행정업무의 행정실 이관, 상근 보결교사 확대와 복무권 보장 등을 정부와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전교조는 "교육청 차원에서 놀이이야기 작성 주기를 교사 자율에 위임하도록 지침을 정비하고, 키즈노트 등 모바일 알림장을 통한 정량적 사진 전송 의무를 폐지해 교사들이 유아 안전지도와 수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