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7일(금)

속옷에 '맹독성 코브라' 숨겨 밀수한 일당, 거래할 땐 "피규어 팝니다"

맹독성 코브라와 양쯔강악어 같은 국제 멸종위기종을 국내로 밀반입해 주택가에서 불법 사육·유통한 조직이 검찰 손에 넘겨졌다.


6일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승학)는 A씨를 관세법 및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함께 밀수에 가담한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4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에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외래생물 200마리를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서울동부지검


A씨는 조직원들에게 동물이 죽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등 총 910만원 상당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밀수 방식은 치밀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야생생물을 사들인 뒤 세관 검사를 피해 국내로 반입했다.


악어는 입을 테이프로 묶고 눈을 키친타올로 가려 소리와 움직임을 차단한 뒤 철제 과자통이나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수화물로 위장했다. 특히 민감한 개체는 속옷 안에 숨겨 직접 기내로 가져오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과정에서 다수의 야생생물이 폐사했다.


국내 반입 이후에도 위험천만한 사육이 이어졌다. 이들은 초등학교 인근 아파트와 고시원, 빌라 등 주택가에서 코브라와 양쯔강악어를 키웠다.



서울동부지검


판매는 인터넷 파충류 전문 카페를 통해 이뤄졌다. 동물들은 '인형', '피규어' 같은 은어로 거래됐고, 구매자가 나타나면 고속버스 화물이나 택배로 전국에 배송됐다.


검찰은 지난 2024년 8월 경남 사천에서 발견된 바다악어 사체도 이들의 유통망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조직을 철저히 통제했다. 하위 조직원들에게 자신을 '보스'나 '스승'으로 부르게 했고,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공항에서 단속에 걸릴 경우 몰래 도주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동부지검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주택가에서 은밀히 사육되던 코브라, 양쯔강악어, 검정늪거북 등 국제 멸종위기종(CITES) 포함 야생생물 95마리를 압수했다. 압수된 동물들은 국립생태원에 위탁 보호 조치됐다.


검찰 관계자는 "한강유역환경청 특별사법경찰단, 국립생태원 직원과 협력해 국제 멸종위기종을 국립생태원에 위탁함으로써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이바지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야생생물 밀수 및 불법 유통·사육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