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데이터 예측 'TabArena' 범주형 종합 1위...구글 최신 모델 앞서
시계열 'GIFT-Eval' 제로샷도 1위...원자재·한미 8000개 종목 예측에 적용
LG의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이 표와 시계열 등 산업 데이터 예측 분야에서 구글과 알리바바 모델을 앞섰다.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이던 엑사원의 처리 범위를 제조·금융·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정형 데이터까지 넓힌 결과다.
7일 LG AI연구원에 따르면 정형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 Tabular'는 글로벌 표 데이터 벤치마크 'TabArena'의 범주형 데이터 예측 부문에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평가 점수(ELO)는 1760점이다. 구글이 지난달 공개한 최신 모델 'TabFM'의 1749점보다 11점 높았다. 정상·불량처럼 두 가지 결과를 구분하는 이진형 예측과 3개 이상 결과를 나누는 다중 범주형 예측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냈다.
구글보다 11점 높았다...표 데이터 예측서 1위
엑사원 Tabular는 표 형태의 합성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한 '정형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TFM)'이다. 표를 문장으로 바꾼 뒤 거대언어모델(LLM)이 읽도록 하는 방식과 달리 행과 열의 구조와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직접 처리한다.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올 때마다 모델 전체를 다시 학습할 필요도 없다. 적은 양의 데이터로 새로운 예측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일부 데이터가 빠진 '결측치'가 발생해도 남아 있는 정보의 관계를 이용해 결과를 낸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처도 구체적이다. 제조에서는 배터리 셀의 전압과 내부저항 등 검사 데이터를 이용해 불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에서는 환자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 위험도와 치료 반응을 분석하고 금융에서는 연체와 부도, 이상거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LG AI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제조와 바이오·헬스케어, 금융 등 3개 분야에서 엑사원 Tabular의 개념검증(PoC)에 들어간다. 기술 검증을 마친 뒤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표 데이터와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를 예측하는 시계열 AI에서도 엑사원이 글로벌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LG AI연구원의 시계열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 Forecast'는 세일즈포스가 개발한 글로벌 시계열 예측 벤치마크 'GIFT-Eval'에서 추가 학습 없이 처음 접하는 데이터를 예측하는 '제로샷'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구글과 알리바바 모델보다 높은 성적이다.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한 뒤 예측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부문에서는 2위에 올랐다. GIFT-Eval은 서로 다른 산업과 데이터 환경에서 범용 시계열 예측 모델의 성능을 비교하는 벤치마크다.
원자재부터 8000개 종목까지...예측 AI는 이미 현장 투입
엑사원 Forecast가 학습한 가상 시계열 데이터는 2조개 규모다. 인터넷과 판매, 에너지, 경제, 헬스케어, 교통 등 실제 데이터에 추세와 계절성, 변동성, 구조 변화, 변수 간 상호작용을 조합한 합성 데이터를 함께 학습시켰다.
LG는 관련 기술을 이미 계열사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LG전자에서는 계절에 따른 제품 수요를,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리튬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사용해왔다.
금융으로도 넘어갔다. 올해부터 코스콤(KOSCOM),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함께 한국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약 8000개 종목을 매일 분석하고 종목별 예측 점수와 분석 코멘터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엑사원의 영역도 범용 언어모델에 머물지 않는다. LG AI연구원은 2024년 병리학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 패스(EXAONE Path)'를 공개했다. 현재는 암 진단과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암 에이전틱 AI'를 개발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시각 정보를 인식해 실제 동작으로 연결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을 진행 중이다. 언어와 이미지에 이어 표 데이터와 시계열, 의료, 로봇까지 데이터 종류와 산업별 모델을 따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관심이 범용 언어모델에서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제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한국 AI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영 LG AI연구원 데이터인텔리전스랩장은 "LG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산업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에 있다"며 "여러 산업 분야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군을 지속해서 확대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의 축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하반기 3개 산업에서 엑사원 Tabular의 PoC를 진행한 뒤 사업화를 추진한다. 적용 기업과 계약 규모, 사업화에 따른 매출 목표 등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