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7일(금)

"쌀국수만 드시고 가세요?" 호치민 교민이 알려 주는 '꼭 먹어야 할 음식 5가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해외 여행지 1위는 압도적인 차이로 일본이지만, 그 뒤를 잇는 2위는 바로 동남아의 대표 휴양지 베트남이다.


한국관광공사 및 현지 관광 당국 통계에 따르면 연간 40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베트남을 찾으며, 짧은 비행시간과 부담 없는 물가, 풍부한 먹거리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호치민 사이공 스퀘어 / 인사이트


다낭, 나트랑, 푸꾸옥부터 호치민과 하노이까지 다양한 도시가 한국인 여행객의 발길을 끌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베트남 미식 여행에서 쌀국수, 분짜, 반미 등 몇 가지 메뉴에만 머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지 교민들은 베트남 음식의 진정한 매력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로컬 메뉴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은 풍부한 식재료와 다채로운 요리법을 자랑하지만, 대다수 여행객은 여전히 '퍼(Phở)'나 '분짜(Bún chả)', '반미(Bánh mì)' 수준에서 베트남 식도락을 경험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활기찬 에너지와 미식의 보고로 불리는 남부 지방, 그중에서도 호치민은 한국인 입맛에 잘 맞으면서도 아직 여행객에게는 생소한 미식의 세계를 품고 있다. 


현지에서 오래 거주한 교민들은 쌀국수가 베트남 미식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이번 여행에서는 남부 교민들이 즐겨 찾는 '진짜 로컬 미식 5선'으로 식도락 지평을 넓혀볼 것을 추천했다.


맑은 돼지국밥의 깊은 맛, '후띠우 남방(Hủ tiếu Nam Vang)'


베트남에서 국수를 떠올리면 소고기 쌀국수인 '퍼'가 일반적이지만, 호치민을 비롯한 남부 지역에서는 '후띠우 남방(Hủ tiếu Nam Vang)'이 아침과 점심 식사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후띠우(Hủ tiếu) / 인사이트


돼지 사골을 오랜 시간 우려낸 맑고 깊은 육수가 특징인 후띠우는 퍼보다 가는 면발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다진 돼지고기, 통새우, 메추리알, 내장 등 풍성한 고명이 올라가며, 한국의 설렁탕이나 맑은 돼지국밥처럼 진하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국물 맛 덕분에 현지 교민들에게는 최고의 해장 메뉴로 꼽힌다. 국물 있는 '느억(Nước)'과 특제 소스에 비벼 먹는 '코(Khô)' 중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매콤함이 그리울 땐, '분보후에(Bún bò Huế)'


슴슴한 국물 요리에 질렸거나 칼칼하고 매콤한 맛이 그리울 때 '분보후에(Bún bò Huế)'는 좋은 선택이 된다.


분보후에(Bún bò Huế) / Wikipedia


본래 중부 후에 지방의 대표 음식이지만, 남부 스타일로 발전하여 호치민 어디서든 쉽게 맛볼 수 있는 소고기 국수다.


통통하고 굵은 쌀면을 사용하며, 레몬그라스와 고추기름, 베트남식 새우젓으로 맛을 낸 진하고 매콤한 국물이 일품이다. 한국의 육개장이나 짬뽕을 연상시키는 자극적이면서도 시원한 풍미를 지녀, 고수나 향신료에 민감한 여행객도 레몬그라스 특유의 상큼한 향 덕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호치민 맛집 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돼지갈비와 100% 싱크로율, '껌땀(Cơm tấm)'


남부 베트남의 국민 덮밥인 '껌땀(Cơm tấm)'은 도정 과정에서 부서진 쌀(Tấm)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 위에 숯불에 구운 돼지갈비(Sườn nướng)를 얹어 먹는 음식이다.


껌스응(Cơm Sườn) / 인사이트


길거리를 걷다 보면 석쇠 위에서 피어오르는 숯불 연기와 달콤한 고기 향이 발길을 멈추게 하는데, 이것이 바로 껌땀 전문점이다.


한국의 숯불 돼지갈비 양념과 거의 흡사한 단짠(단맛+짠맛) 양념이 고기에 깊게 배어 있어 한국인에게 호불호가 거의 없다. 함께 제공되는 새콤달콤한 느억맘 소스를 밥과 고기에 살짝 뿌려 비벼 먹으면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되는 베트남 음식이다.


새콤달콤 숯불 비빔국수, '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


하노이에 '분짜'가 있다면, 호치민에는 '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이 있다. 얇은 쌀소면(Bún) 위에 숯불에 노릇하게 구운 돼지고기와 바삭한 짜조(춘권 튀김), 신선한 채소, 고소한 땅콩 가루를 올린 남부식 비빔 국수다.


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 / co.op online


자작한 국물에 찍어 먹는 분짜와 달리, 분팃느엉은 그릇째 제공되는 새콤달콤한 느억맘 소스를 듬뿍 부어 쓱쓱 비벼 먹는 것이 특징이다. 숯불 고기의 고소한 불향과 소스의 상큼함, 그리고 야채의 아삭한 식감이 어우러져 무더운 베트남 날씨에 입맛을 돋우는 데 이만한 메뉴가 없다는 평이다.


불향 가득한 감칠맛, '껌찌엔(Cơm chiên)'


동남아 여행에서 볶음밥은 흔한 메뉴로 여겨지지만, 베트남 남부 식당에서 맛보는 '껌찌엔(Cơm chiên)'은 차원이 다른 불향을 자랑한다.


껌찌엔 하이산(Cơm chiên hải sản) / co.op online


강한 화력의 웍에서 센 불로 고슬고슬하게 볶아내어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싱싱한 오징어와 새우가 듬뿍 들어간 해산물 볶음밥(Cơm chiên hải sản)이나 알싸한 마늘 향이 진하게 도는 마늘 볶음밥(Cơm chiên tỏi)을 추천한다. 테이블에 비치된 베트남 매운 고추(Ớt)를 잘게 썰어 넣은 간장을 살짝 뿌려 비벼 먹으면, 어떠한 메인 요리보다 훌륭한 한 끼 식사이자 현지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가 된다.


유명 관광지 근처의 대형 쌀국수 프랜차이즈도 좋지만,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는 호치민 골목길 로컬 식당에 들어가 이 5가지 메뉴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베트남이 왜 한국인에게 끊임없이 사랑받는 여행지인지, 그 진짜 이유를 입안 가득 느끼며 더욱 풍성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