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16개월간 7749번 "다리 아프다" 신고한 할머니...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주물러 달라"

상습적인 비응급 119 신고가 전국적으로 반복되면서 소방력 낭비와 긴급 대응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70대 최모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6개월 동안 119에 무려 7749차례 신고했다.


최씨는 "다리가 아프다"는 신고를 반복했지만 구급대가 출동하면 모습을 보이지 않거나 응답하지 않았고, 어렵게 만나도 병원 이송은 거부한 채 다리를 주물러 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또 구급대가 약 20차례 출동했지만 응급 이송이 필요한 상황은 한 번도 없었다. 결국 부산소방본부는 5월 4일 기장경찰서에 최 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확인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지역별 최다 신고자 한 명이 건 전화는 부산 5962건이었다. 하루 평균 39건의 신고를 쏟아낸 것이다. 광주에서도 올해 들어 3801건을 신고한 시민이 있었다.


현장에서는 반복 신고로 인한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관계자는 매체에 "하루 동안 한 사람이 1000건 넘게 전화한 적도 있었다"며 "대원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 실제 긴급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방 당국은 반복 신고자라고 해서 신고를 임의로 차단하기 어렵다. 실제 응급 상황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모든 신고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적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현행 119법은 허위 신고에 대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신고자가 실제 통증을 호소한다고 주장하면 거짓 신고 여부를 단정하기 쉽지 않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전문가들은 반복적인 비응급 신고가 응급의료체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상습 신고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응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는 반복적인 욕설이나 무응답이 이어져도 통화를 종료할 명확한 기준이 없어 상황요원의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달부터 119 상황관리 표준 대응 매뉴얼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소방 활동과 무관한 상습 신고 처리 절차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오는 9월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반 신고 접수 시스템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오는 2029년까지 AI 신고 접수 지원 기능을 포함한 차세대 119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