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李 대통령, 객관식 수능 비판... "채점하기 편하려 아이들 망가뜨려"

이재명 대통령이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객관식 평가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른들이 채점하기 편하려고 아이들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수능 평가 방식의 전면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히며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주문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수능 서·논술형 도입에 공감하며 "대입 제도가 단계적으로 변화할 때가 됐다는 데 거의 전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교육당국의 평가 방식에 대해 "(공정성을) 의심받을까 봐 5등급으로 나누고 웬만하면 객관식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굳이 안 배워도 될 것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만약에 대비해 공부하도록 하면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방향에 대한 통찰도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AI 시대에는 답하는 능력은 거의 의미가 없고 질문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객관식으로 제시된 것 중에서 답을 고르는 것은 초보 컴퓨터가 해도 쉽게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격화된 사람을 키워내는 걸 계속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을 망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현재 교육 현실을 진단하며 "아이들이 의미 있는 고생을 해야 하는데 지금 최상위권 학생들은 문제 풀이 패턴을 익혀 빨리 푸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논·서술형 문제를 (수능에) 적극 도입해 아이들이 자기 손으로 정답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며 구체적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차 위원장은 "수능에서부터 서·논술형을 도입하면 공교육도 적극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대입 제도를 바꿈으로써 학교 수업과 학생들의 학습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큰 전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 뉴스1


최 장관은 현장의 변화 노력과 한계를 동시에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이 말한 문제의식에 기초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까지는 학생들이 질문하도록 유도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수업이 많이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3이 되면 대학 입시라는 큰 과제가 있어 다시 원위치가 되는 상황이어서 대입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최 장관은 추진 방향에 대해 "워낙 예민한 문제여서 어디까지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국교위가 중심이 돼 대입제도특위에서 논의하고 있고 전 국민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국민주권정부 시대에 최대한 좋은 방안을 마련해 제안하고 방향이라도 확실히 잡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주관식 평가의 공정성 논란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학 입시에서 활용되는 면접을 언급하며 "수시에서는 사실상 주관식 평가인 면접을 통해 뽑는 경우도 많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거기도 매우 주관성이 많이 작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관식 평가보다 오히려 면접이 더 주관적이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주관식 답안 평가의 불공정 위험이 면접의 불공정 위험보다 더 크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라고 물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 뉴스1


차 위원장이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객관성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을까 봐 무서워서 (주관식 평가를) 못하는데 그게 기우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미 수시 면접 평가는 받아들이고 있는데 주관식 문제 평가는 주관성에 대한 의심을 받을까 봐 아예 안 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 위원장도 "서·논술형 평가는 제시문이 주어지고 아주 명확한 채점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서 면접 평가보다 (공정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사교육 확대 우려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이 "주관식 평가를 하면 과거 논술학원이나 논술 족집게 선생이 부활하지 않을까"라고 묻자 차 위원장은 "그 점도 많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차 위원장은 AI 활용을 통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AI를 활용하면 국가 교육특화 AI가 전국 학교의 서·논술형 문제와 모범답안 데이터를 압도적으로 축적하게 된다"며 "이를 활용해 평가도 하고 학생들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교육의 AI 활용이 압도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사교육 시장은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고 오히려 사교육에 갈 동기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