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고온다습 날씨에 체온조절 마비"... 도쿄 폭염에 무너진 사자들의 안타까운 근황

일본이 연일 폭염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도쿄의 한 동물원에서 암사자 3마리가 일주일 사이 잇따라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인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지난 4일(현지 시간) BBC는 도쿄 타마 동물원에서 암사자 3마리가 연쇄 폐사했다고 전했다.


동물원 측은 부검을 통해 폐사한 사자들 모두에게서 전신 탈수와 다발성 장기 부전 증상을 확인했다. 폭염이 결정적 사인으로 지목됐다.


동물원 발표에 따르면 3세 암사자 '무기'는 지난달 19일 식욕 부진 증세를 보였다. 이튿날에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수분 공급과 약물 치료 등 긴급 조치를 받았지만 지난달 28일 결국 폐사했다. 이어 31일 11세 암사자 '이치고'가, 지난 2일에는 15세 암사자 '루에나'가 차례로 숨졌다.


타마 동물원 홈페이지


동물원 관계자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지난해도 매우 더웠지만 사자들이 이렇게까지 병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남아있는 사자들 중 3마리는 스스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위중한 상태로 수액 치료를 받고 있다.


4마리는 회복 중이며 6마리는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은 이들을 이동식 에어컨이 설치된 개별 우리로 옮겨 보호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고온 다습한 기후가 사자들의 체온 조절 기능을 마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대 수의학과 카라키 히데아키 명예교수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사자는 땀샘이 없어 호흡을 통한 수분 증발로 체온을 낮춘다"며 "습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수분 증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체온 조절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7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찾아온 이상 고온에 사자들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1964년부터 사자를 사육해 온 타마 동물원은 사파리 버스를 타고 사자를 관람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폭염으로 동물들의 건강이 악화되자 지난달부터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일본에서는 올 여름에만 4만3000명 이상이 열사병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등 위험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열사병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냉방 장치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직장인들에게는 가벼운 복장을 장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