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매미는 새도 안 먹는다?" 여름마다 퍼지는 이 소문, 사실은 새들의 고단백 보양식

새들이 매미를 안 먹는다는 착각, 사실은 매일 매미 사냥 중


"여름만 되면 온 동네가 매미 울음소리로 시끌시끌한데, 새들은 왜 매미를 잡아먹지 않는 걸까? 혹시 껍데기가 딱딱해서 맛이 없나?"


매년 여름이면 도심 곳곳에서 들려오는 매미 울음소리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다. 심지어 "새들조차 매미 껍질이 단단하고 영양이 별로 없어서 외면한다"는 이야기가 사실처럼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먹어도 먹어도 수가 줄지 않는 이유


새들이 매미를 외면하는 것처럼 보이는 핵심 원인은 바로 '포식자 포화 전략'이다. 매미는 몇 년 동안 땅속에서 유충 상태로 생활하다가 여름 한 철에 한꺼번에 성충으로 우화한다. 새들이 아무리 잡아먹어도 매미 개체수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사람의 눈에는 개체수가 줄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조류 생태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미는 새들에게 훌륭한 고단백 먹이다. 단단한 외피 안쪽의 근육질 몸통은 여름철 새들이 새끼를 기르고 체력을 회복하는 데 최적의 영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매미 사냥에 가장 열심인 조류는 어떤 종들일까.


매미 사냥에 진심인 조류 5종


1. 직박구리 | 도심 매미의 1차 포식자


아파트 단지와 도심 공원에서 "찌르르" 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직박구리는 도심 매미들의 가장 큰 천적으로 꼽힌다. 나무 줄기에서 큰 소리로 우는 참매미와 말매미를 정확히 낚아채며, 여름철 직박구리의 식단 대부분이 매미로 구성된다.


직박구리 / 뉴스1


2. 까치 | 전략적 사냥의 대가


뛰어난 지능을 가진 까치는 매미의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나무 아래쪽에 붙어 있거나 땅에 떨어진 매미를 잡는 것은 물론, 밤에 막 탈피해 몸이 아직 굳지 않은 연약한 상태의 매미를 집중 공략한다. 적은 노력으로 많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전략이다.


까치 / 인사이트


3. 새홀리기 | 공중 사냥의 달인


소형 맹금류인 새홀리기는 탁월한 비행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무에 정지해 있는 매미뿐 아니라 공중을 비행하는 매미까지 빠른 속도로 쫓아가 발톱으로 낚아채는 '공중 포식' 기술의 전문가다.


새홀리기 / 뉴스1


4. 붉은배새매 | 새끼들의 매미 전문 배달부


환경부와 조류 연구 자료를 보면 붉은배새매는 6~8월 새끼를 기르는 시기에 매미를 핵심 먹이로 활용한다. 번식기 후반 어미가 둥지로 가져오는 먹이의 80% 이상이 매미라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매미 사냥에 집중하는 종이다.


붉은배새매 / 뉴스1


5. 파랑새 | 고공 대기 포식자


선명한 깃털색을 자랑하는 파랑새는 높은 나뭇가지나 전선에 앉아 있다가 날아다니는 곤충을 습격한다. 파랑새 둥지 관찰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새끼에게 제공하는 먹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매미와 풍뎅이 등 대형 곤충으로 확인됐다.


파랑새 / 뉴스1


새들은 대부분 나무 상층부나 공중에서 매미를 포획하기 때문에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뭇잎 사이에서는 매 순간 포식자와 먹이 사이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지금 창밖에서 들리는 매미 울음소리 때문에 짜증이 난다면 나무 위쪽을 자세히 관찰해보자. 직박구리나 까치가 매미를 사냥하는 역동적인 장면을 포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