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주력 함정 최초로 여군 대령이 함장을 맡게 됐다. 배선영 대령(46·해사 57기)이 1만 4500톤급 대형 수송함 독도함(LPH-6111)의 지휘봉을 잡는다.
4일 해군은 배 대령이 5일 독도함 함장으로 취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령급 주요 전력인 대형 수송함과 이지스 구축함(DDG), 잠수함(SS-II) 등에 여군 지휘관이 부임하는 것은 해군 창설 이래 처음이다.
배 대령은 해군사관학교가 1999년 여생도를 첫 선발한 기수로, 2003년 임관했다. 그는 고속정 참수리-282호정 정장을 시작으로 독도함 갑판사관, 초계함(PCC) 남원함 작전관, 기뢰부설함(MLS) 원산함 함장까지 다양한 함정 운용 경험을 쌓았다.
해군 측은 "전투함과 지원함 보직을 두루 거치며 함정 운용 능력과 작전 지휘 역량을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 대령은 올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을 맡아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 등 다국적 해군 전력을 작전적으로 지휘한 바 있다.
독도함은 2007년 취역 이후 처음으로 여군 함장을 맞이한다. 길이 199m, 폭 30m 규모로 해군 최대 함정인 독도함은 헬기·전차·상륙장갑차를 탑재해 해상·공중·상륙 작전을 지휘하고 병력 수송 임무를 수행한다.
승조원 300여 명 외에 상륙군 700여 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UH-60 특수작전헬기 최대 12대와 전차 및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 5톤 차량 8대를 적재할 수 있다.
해군은 독도함 외에 마라도함(LPH-6112)도 보유하고 있다. 대형 수송함은 기동 부대 작전을 총괄하는 기함(旗艦) 기능과 함께 해군 무인기 이착륙 모함 역할도 담당한다. 해외 교민 철수 작전 등 재난 구호 임무에도 투입된다.
배 대령은 서면 인터뷰에서 "지휘관은 함교의 가장 안전한 곳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한 순간일수록 가장 앞에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군 최초'란 타이틀에 갇히기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근무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도함 지휘에 대해서는 "독도함은 단순한 배 한 척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을 대변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헬기와 상륙정, 여러 소속 장병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합동 작전의 축소판과 같다"고 설명했다.
배 대령은 "비상 상황 시 각 부서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실전적인 훈련 체계를 점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평시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유사시엔 적의 허를 찌르는 예리한 창이자 든든한 방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해군에는 2800여 명의 여군 장교·부사관이 복무 중이다. 해군은 함장, 해상작전헬기 및 해상초계기 조종사, 잠수함 승조원, 심해잠수사(SSU) 등 전 영역에서 여군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