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100년 넘은 선암사·보덕사·해인사 화장실, 국가민속문화유산 된다

백 년 넘게 원형을 지켜온 사찰 화장실 3곳이 국가유산으로 보호받게 됐다.


4일 국가유산청은 전남 순천 선암사와 강원 영월 보덕사, 경남 합천 해인사 국일암의 해우소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발표했다. 해우소는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사찰의 전통 화장실을 뜻한다.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 국가유산청


이번에 지정 예고된 해우소는 승려 공동체의 생활 규범과 수행 문화가 담긴 공간으로, 사찰 생활 민속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특히 건립 시기가 분명하고 초기 모습을 잘 간직한 채 지금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어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 해우소의 건립 시기는 지붕 종도리 아래 남아있는 상량 묵서를 통해 확인됐다. 영월 보덕사 해우소는 1882년,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는 1910년에 세워졌다.


순천 선암사 측간은 1704년 기록인 '조계산선암사사적'에 등장하는 '청측' 내용과 일제강점기 사진, 1928년 수리 때 작성된 상량 묵서를 근거로 최소 1920년대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순천 선암사 측간' 내부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 곳 모두 건립 후 100년이 넘도록 원래 위치와 형태를 유지하며 현재도 사용 중"이라며 "전통 방식의 해우소가 빠르게 사라지는 현실에서 소멸 위기의 희소한 사찰 생활 유산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 구조상으로도 세 해우소는 공통점을 보인다. 경사진 땅을 활용해 앞쪽은 단층, 뒤쪽은 중층 누각 형태로 지어 통풍과 채광을 효율적으로 확보했다. 또한 문 대신 가슴 높이의 칸막이를 둔 개방형 구조와 눈높이에 맞춘 살창을 설치해 채광과 환기, 바깥 경치 감상까지 고려한 전통 사찰 해우소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영월 보덕사 해우소 입구 /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