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새벽배송 시간 제한 생활물류법 발의... 유통·물류 현장 반발 속출

여당이 택배 기사의 새벽 배송 근로 시간을 법으로 강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유통 물류 현장과 소비자 시장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배송업계 및 현장 기사들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노동계의 요구안을 받아들여 입법 강행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택배 기사의 과로 방지를 위해 작업 시간 기준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염태영 의원 대표 발의)'이 제출됐다. 구체적인 상한 시간은 법안에 직접 담기지 않았으나, 그간 대화 기구에서 논의되어 온 주 48시간 안팎으로 정부 시행령이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배송 현장에서는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새벽 배송 근로 시간이 단축될 경우 당장 배송 건수가 줄어 직격탄을 맞게 되는 현장 기사들이 단체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뉴스1


쿠팡 위탁 배송 기사 1만여 명으로 구성된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간 배송 기사 2,405명 가운데 93%가 새벽 배송 시간 제한에 반대했다. 근로 시간이 축소되면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추가적인 투잡을 뛰어야 하고, 결국 야간 노동 환경 개선은커녕 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개정안은 근로 시간 제한 외에도 대형 택배사나 심야 배송 사업자가 위탁 배송 기사의 고용보험료와 산재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 배송 기사와 사업자가 절반씩 나누어 내던 구조를 깨고 사업주에게 사회보험료 전액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배달 라이더나 대리운전기사 등 다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특정 업종에만 법적 부담을 가한다는 반발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물류 인프라 규제가 결국 소비자의 물가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추가 투입 비용과 수입 보전 요구가 현실화되면 배송 단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상품학회 분석에 의하면 새벽 배송 작업 시간이 주 60시간에서 주 48시간으로 줄어들 경우 기사 소득 보전과 추가 인건비로 연간 4,428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택배 한 건당 운송비가 1,061원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노사 간의 협의와 사회적 타협을 건너뛰고 입법으로 규제를 강행하는 방식에 대해 사회적 대화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민주당 주도로 사회적 대화 기구가 발족했으나 핵심 사안이 막히자 입법으로 못을 박으려 하면서 향후 노사 대화의 명분마저 상실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