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 출연했던 일명 '비트가족'이 방송 이후 5개월 만에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지난 3일 방송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비트가족의 근황이 전해졌다.
앞서 비트가족은 극단적인 건강 집착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엄마는 성인 아들의 건강을 과도하게 염려한 나머지 의사의 전문적인 조언보다 TV 건강 프로그램을 맹신했고, 비트를 비롯한 각종 식재료를 갈아 만든 이른바 '비트죽'을 아들에게 강제로 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검진 당시 의사는 아들의 식사량을 줄이고 음식을 갈아 먹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갈아서 섭취하는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씹을 게 있으면 괜찮다"며 의사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일 섭취에 대해서도 의사가 혈당 상승을 경고했지만 엄마는 "키위를 껍질 채로 주면 괜찮다"고 자신만의 논리를 고수했다.
아들은 비트, 당근, 양배추, 우엉, 견과류 등이 섞인 비트죽을 먹으며 "맛으로 먹기보다 살려고 먹는 거다. 처음에는 당근부터 시작했다. 계속 추가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엄마가 벌써 제 치매 걱정을 하고 누가 풍 걸렸다, 암 걸렸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것뿐만 아니라 변 모양이나 소변 색깔보고 안 좋은 걸 먹었다고 판단을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엄마의 끊임없는 잔소리와 간섭은 아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안겼다. 아들은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컵을 쥔 채 책상에 내리치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했고, 이 과정에서 파편이 튀어 손 말초신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전문의의 조언조차 무시하는 엄마의 태도에 소유진은 "저희가 무력감이 든다. 병원 다녀왔는데 또 (비트죽을) 먹었다"며 답답함을 표현했다.
오은영 박사는 엄마의 굳건한 믿음에 대해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와 교주를 믿는 것 이외에는 잘 생활한다. 사이비 종교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이 있다. 사이비 종교라고 밝혀져도 거기 있는 분들은 안 믿는다. 개인적인 아픔, 상처와 관련이 깊다"며 사이비 종교에 비유했다. 이어 "궁금한 게 있다. 가까운 가족 중에 건강이 아주 안 좋은 분이 있었냐"고 물었다.
엄마는 과거 아픈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그 슬픔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황망함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겠냐. 어려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굉장히 무력감을 느꼈을 거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될까봐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이 자리를 잡고 어릴 때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떠나보내지 않을 거야. 이런 것들이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은영 박사의 깊이 있는 이해에 엄마는 "아들이 누구보다 소중해서 어긋난 모정이 생긴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방송 이후 5개월이 지나 재회한 엄마는 변화의 계기를 밝혔다. 그는 "악성 댓글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런 걸 보고 충격이고 상처가 됐는데 지나고 나니 제가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변화의 과정을 겪어야 겠다"며 악성 댓글로 인한 충격이 결국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집에서 비트죽은 사라졌다. 엄마는 아들에게 건강하게 만든 샌드위치를 제공했고, 제작진이 "이제 비트죽 안 먹냐"고 확인하자 "아예 안 먹는다"고 답했다.
제작진이 의심하며 냉장고를 확인한 결과 냉동실에서 얼린 비트가 발견됐다. 엄마는 "냉동실에는 1년 둬도 된다. 가끔 가다가 줄 수 있을 것도 같다"며 완전히 끊지는 못했음을 인정했다.
아들 역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방송 이후 꾸준한 운동으로 12kg 감량에 성공했으며, 3차례나 자퇴했던 대학교에 재입학했다고 밝혔다. 아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에게 선물과 편지를 전달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