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9일(수)

"몸통 박치기로 박살낸다" 범고래의 충격 사냥법 포착

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남부 해역에서 범고래가 거대한 물개복치를 전속력으로 들이받아 산산조각 내는 충격적인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과학자들은 이 행동이 단순한 포식을 넘어 새끼들에게 사냥법을 가르치는 사회적 학습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비영리단체 '육지와 바다의 연결'의 에릭 이게라 공동대표와 미국 비영리단체 '비니스 더 웨이브스'의 케이티 에어스 박사가 범고래의 '충돌-파편화' 사냥법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에 게재됐다.


범고래의 이색적인 사냥 방식은 총 두 차례 기록됐다. 에어스 박사는 2024년 7월 멕시코 바하르 캘리포니아 최남단 산호세 델 카보 해안 인근에서 다이빙 중 이 장면을 처음 목격했다.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


촬영된 영상을 보면 성체 암컷 범고래 한 마리가 죽은 물개복치를 입에 물고 있는 동안, 성체 수컷이 몸을 뒤집고 맹렬한 속도로 돌진하는 모습이 나온다.


암컷은 충돌 직전 먹이를 놓았고, 수컷의 몸통 박치기로 물개복치가 무수한 조각으로 흩어졌다. 이후 새끼 범고래가 물속을 떠다니는 작은 살점을 먹는 장면도 포착됐다.


약 1년 뒤인 2025년 9월 멕시코만 이슬라 세랄보 수로에서도 유사한 공격이 관찰됐다. 성체 암컷 3마리와 새끼 1마리로 구성된 무리가 목격됐으며, 한 마리가 개복치를 물어 고정하면 다른 범고래가 빠른 속도로 돌진해 충돌하는 방식이었다. 충돌 후 네 마리 모두 흩어진 살점을 나눠 먹었다.


에릭 이게라 공동대표는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사냥기술이지만 그 과정에 놀이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프론티어스 인 이톨로지


그는 이전에도 캘리포니아만에서 범고래 무리가 개복치를 공격해 살점을 뜯어낸 뒤 서로에게 던지며 주고받는 놀이 행동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개복치를 정면으로 들이받거나 다른 범고래 몸통에 눌러 으깨는 행동도 자주 목격되고 there다고 전했다. 물개복치는 최대 2톤까지 자라는 세계 최대급 경골어류다.


이게라 공동대표는 지난 1월 다른 연구진과 함께 범고래와 개복치가 함께 있는 사례 20여건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중 8건에서 새끼 범고래가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진은 암컷 범고래가 새끼들에게 사냥법을 교육하거나 놀이 목적으로 개복치를 이용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당시 관찰된 개복치들은 최근 두 차례 공격처럼 심각하게 손상되지 않아, 물개복치에 대한 공격이 특별히 강력한 방식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게라 공동대표는 "물개복치는 매우 치밀하고 고무처럼 질긴 콜라젠층으로 덮여 있어 물어뜯기가 극히 어렵다"며 "터뜨려서 먹는 것이 범고래에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복치를 산산조각 내는 행동이 새끼 범고래에게는 사냥 학습의 기회이자 한입 크기로 만들어진 먹이를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러한 사회적 학습과 놀이가 범고래 무리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