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회견에서 취임 후 최고 외교 성과로 지난 5월 한국 안동 방문을 언급하며 전통 줄불놀이에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저녁 총리 관저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외교 성과로 지난 5월 한국 경북 안동 방문을 꼽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본지 질문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태어나서 처음 본 '줄 불꽃놀이'에 엄청나게 감동했다"며 안동의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언급했다.
그는 이를 '줄 불꽃놀이(縄花火·나와하나비)'라고 부르며 '멧챠쿠챠(めちゃくちゃ, 엄청나게)'라는 캐주얼한 일본어 표현까지 사용해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표현했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하회마을에서 독창적인 줄불놀이를 관람하며 연신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외교 성과를 설명하며 "총 10개국을 방문했고, 많은 정상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의 셔틀외교, 미국, 베트남, 호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인도 방문 등 모두 매우 인상 깊었다"며 "일본이 매우 엄중하고 복잡한 국제정세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여러 우방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관계를 심화시킨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올해 5월 진화된 FOIP(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발표해 국제사회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구상을 구체화하며 힘 있는 일본 외교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다.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은 총리 취임 이후 일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일 간에 우려와 과제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모든 레벨에서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대화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의사소통을 계속하면서 국익의 관점에서 냉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자민당이 대승을 거둔 지난 2월 중의원 선거 직후 처음 열린 특별국회가 지난 25일 폐회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내건 공약을 착실하게 실현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쉼 없이 달려왔다"며 "황실 기본법 개정과 '국가정보국' 설치법 등을 포함해 정부가 제출한 64개 법률이 모두 성립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종료 무렵 각종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황실기본법·부수도법안·국기훼손죄 등 국민 생활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법안을 우선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지율이 약 10%포인트 하락해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나 그 원인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겸허하고 진지하게,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일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고물가 대책과 관련해서는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현재 집행 중이며, 그 성과가 서서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G7 가운데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과 가장 높은 실질임금 상승률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초당파 '국민회의' 실무자회의에서 논의 중인 식료품 소비세 인하에 대해서는 "조속히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결론이 나오면 신속하게 법안을 제출해 국민이 부담 경감 효과를 가능한 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골자로 한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호네부토·骨太)'이 공개된 뒤 일본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호네부토 방침에서 '재정건전화'라는 표현이 없어졌다' '적극재정으로 재정규율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재정건전화'라는 단어가 적혀 있느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어떤 지표로 확인하고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은 정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이라며 "성장이냐 재정규율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두 가지를 모두 실현하는 것이 '책임'이라는 말에 담긴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 전환에 대해 시장과 투명하고 세심하게 소통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