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따른 미군 전사자 수 집계를 둘러싸고 축소 논란에 휩싸였다. 전쟁 장기화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해 인명 피해 수치를 의도적으로 줄이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과거 주요 전쟁과 자신의 임기 중 군사 작전 성과를 비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베트남전 5만8220명, 6·25전쟁 3만6574명, 이라크전 약 4600명, 아프가니스탄전 약 2000명 등 전임 정부의 미군 전사자 수가 나열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무력 충돌로 인한 미군 전사자가 4개월간 18명에 불과하며,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은 전사자 없이 하루 만에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전쟁부(옛 국방부)가 지난 23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란전 미군 전사자를 14명으로 기재하면서 내부 혼선과 함께 의도적 축소 의혹이 불거졌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장대한 분노' 작전으로 이란을 공격한 뒤 반격 과정에서 미군 1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지난 4월 휴전과 함께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란의 민간 선박 공격을 이유로 MOU 파기를 선언하면서 공습이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요르단과 이라크 기지 내 미군 4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미 전쟁부는 휴전 전까지의 사망자 14명만 장대한 분노 작전 전사자로 집계하고, 재개된 공습 이후 사망한 4명은 별도의 '해외 작전' 항목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행정부의 이 같은 통계 분류에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해당 해외 작전 항목이 기습적으로 신설된 점을 짚으며 교전의 범주가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AP통신 역시 행정부가 장병 인명 피해를 제대로 집계하고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외신 및 현지 정가에서는 오는 11월 3일 열리는 의회 중간선거가 이번 논란의 배경으로 꼽힌다. 상·하원 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패배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어 행정부가 전사자 수치에 이례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