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서며 보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급여를 받지 못한 의료진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방역 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민주콩고 정부는 26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에볼라 감염자가 2,973명에 달하며 이 중 1,30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5일 부디분교 바이러스에 의한 에볼라 발병이 처음 확인된 이후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766명의 환자가 격리 또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540명이 회복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확진자의 90%가량이 동부 이투리주에 집중됐다.
방역 당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다. 이번 유행의 최초 감염자조차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AP통신은 지역 내 무장단체들의 무력 충돌과 불법 자원 채굴로 인한 피란민 발생이 감염자 접촉자 추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번 유행의 원인인 부디분교 바이러스에 대해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이 승인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민주콩고는 과거 16차례 에볼라 유행을 겪었지만 대부분 이미 백신이 개발된 자이르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이투리주에서 관련 치료제 임상연구가 시작됐으나 아직 환자 모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의료진 감염자가 100명을 초과하고 보건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다.
급여를 받지 못한 의료진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의료기관들이 속속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이투리주 부니아에 위치한 엘리키아 에볼라 치료소는 의사와 간호사, 보안 요원들의 업무 중단으로 운영이 완전히 마비됐다.
이 기관 의료인 100여 명은 25일 치료소 밖에서 시위를 벌이며 두 달간 밀린 상여금 지급을 요구했다. 파업에 참가한 마틴 볼롬비는 AP통신에 "우리는 급여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가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이에 치료소 안에 질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투리주 최대 의료기관인 부니아 종합병원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AP통신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이번 유행 시작 이후 급여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주디스 수민와 민주콩고 총리가 지난주 이투리주를 방문해 의료진의 임금 지급 요구를 청취했지만, 보건 체계 상황은 오히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