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정치깡패 이정재의 '동대문파'를 계승했다고 주장하며 도심 난투극과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를 일삼은 서울 강북권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23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폭력조직 구성·활동 혐의로 조직원 4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을 "해방 후 동대문사단 이정재 회장의 맥을 잇는 근본 있는 조직"이라고 칭하며 1996년부터 세력을 유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부터 지역 중·고교 출신 일진 학생들에게 접근해 "문신을 할 거면 정식으로 조직 생활을 하라"고 권유해 16명의 신규 조직원을 흡수했다. 조직은 위계질서 확립을 이유로 서울과 인천 일대에 합숙소를 두고 고유의 행동강령을 교육했다.
행동강령에는 '체포 대상이 되면 지시 전까지 도주할 것', '불법 사업은 '일 본다'로 칭할 것' 등 수사 회피 지침을 비롯해 야쿠자식 인사법, 조직명 문신, 구속 조직원 옥바라지 의무 등이 포함됐다.
타 조직과의 세력 다툼도 이어졌다. 이들은 2020년 12월 경기 수원 지역 조직원들과 거리에서 집단 패싸움을 벌였으며, 지난 2월에는 강남 식당에서 시비가 붙자 조직원 29명을 동원해 난투극을 벌였다. 2023년 9월에도 어깨가 부딪쳤다는 이유로 타 조직원을 집단 폭행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폭력 범죄 외에 신종 범죄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2013년부터 중국 청도의 보이스피싱 합숙소를 관리하며 국내 수거책과 대포통장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개인정보 매매 및 투자 리딩방 사무실까지 운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개별 범죄로만 처벌받았던 해당 조직이 1996년부터 동대문사단을 계승해 존속해 온 '폭력범죄단체'임을 이번에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며 "남은 범죄와 해외 체류 중인 조직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