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를 IMAX 70㎜로 관람하려는 미국 뉴욕 관객들 사이에서 암표 거래와 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정가 33달러(약 4만5000원)인 영화표가 암시장에서 무려 999달러(약 148만원, 2장 기준)까지 치솟으며 극장가에 이례적인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21일(현지 시간)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 흥행 열풍이 뉴욕의 유일한 IMAX 70㎜ 상영관을 중심으로 암표상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북미 개봉 후 전 세계 69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휩쓴 '오디세이'는 개봉 첫 주말에만 글로벌 흥행 수익 2억6406만 달러(약 3908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이 중 상당 금액이 IMAX 상영관에서 발생했을 만큼 대형 스크린 관람 선호도가 압도적이었다.
뉴욕에서 IMAX 70㎜ 상영이 가능한 곳은 어퍼웨스트사이드의 AMC 링컨스퀘어13 단 한 곳뿐이다.
IMAX 70㎜ 필름은 일반 필름보다 폭이 약 두 배 넓어 더 많은 영상 정보를 담을 수 있으며, 대형 스크린에서도 탁월한 화질과 선명도를 제공한다는 게 영화 팬들의 평가다. 미국 전역에서도 이 포맷으로 상영 가능한 극장은 25곳에 불과하다.
중고 거래 사이트 이베이에는 한 판매자가 AMC 링컨스퀘어13 티켓 두 장을 999달러에 올려 세 세트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당 좌석' 6장을 998달러에, 뒷좌석 3장을 899달러에 내놓은 매물도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뉴욕 영화 팬 게시판에는 티켓 구매를 호소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70㎜ 티켓 한 장만 구하면 되는데 도저히 구할 길이 없다"며 "관람하지 않을 분은 저에게 양보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AMC 링컨스퀘어13의 '오디세이' IMAX 70㎜ 상영 일정은 21일 기준으로 8월19일 상영분까지 전 회차 매진 상태다.
남은 좌석은 장애인 지정석뿐인데, 이마저도 비장애인들이 구매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레딧에는 "비장애인이라면 휠체어석과 동반석은 사재기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문이 게시되기도 했다.
암표 거래 과정에서 사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티켓을 구하려다 여러 곳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뉴욕 영화 관객 커뮤니티 레딧 게시판의 한 운영자는 "암표상과 사기꾼을 걸러내려 노력하지만 대부분 익명 계정이라 쉽지 않다"며 "계정을 정지시켜도 다른 이름으로 재가입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토로했다.
정가에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IMAX 70㎜를 포기하고 일반 상영관을 택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기준 일반 상영관에는 좌석 여유가 있었지만, 약 3시간 러닝타임의 영화를 최상의 화질로 감상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오디세이'는 놀란 감독의 13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삼아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의 10년에 걸친 귀환 여정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