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3일(목)

일본 사도광산 결정문 채택될까...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 제대로 담겼나" 논란

유네스코가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를 평가하는 결정문을 이르면 22일 채택한다. 일본의 일부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현장에서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오후부터 24일 오전 사이 사도광산 보존 상태를 의제 7B로 다룬다.


21개 위원국이 별도 토론이나 수정을 요구하지 않으면 공개된 결정문안이 합의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안건 처리 상황에 따라 사도광산 심의가 23일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유네스코는 결정문안에서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 시 제시된 권고 대부분을 이행했다고 평가하며 관리 체계와 보존계획, 관광객 관리 분야의 진전을 인정했다. 하지만 해석·전시 분야에 대해서는 "추가 조치가 마련됐지만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에 걸친 전체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지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도광산 갱도 / 뉴스1


유네스코는 전체 역사에 관한 전시 전략이 "일부 진전을 보였으나 아직 완전히 발전되지 않았다"며 한국 등 관계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보존현황보고서에서 사도섬 아이카와향토박물관에 '한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산 노동자의 생활' 전시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전시 내용에는 전시기 한반도 출신 노동자의 가혹한 작업환경과 위험한 갱내 노동, 노동쟁의와 사망사고 기록, 숙소와 공동취사장 위치 등이 포함됐다. 일본어와 영어 안내판 외에 한국어를 비롯한 다국어 설명도 제공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는 아이카와향토박물관에서 한반도 출신 노동자를 언급한 것 외에는 광산의 전체 역사가 현장 전반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는지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고 봤다.


뉴스1


일본 보고서와 전시에는 조선인이 동원된 과정과 노동환경이 제시됐지만 '강제동원'이나 '강제노동'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담기지 않았다. 이번 결정문안에도 강제동원이라는 용어는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사도광산은 2024년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은 핵심 가치는 에도시대인 17∼19세기 중반의 비기계식 채굴·제련 기술이지만, 위원회는 현장 전시에서는 이후 근대와 전시기를 포함한 광산의 전체 역사를 다루도록 권고했다.


당시 일본 정부도 한반도 출신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다루고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노동자를 위한 추도행사를 매년 현지에서 열겠다는 약속도 했다.


등재 과정에서 이코모스가 내린 권고는 등재를 장기간 미루는 '등재 연기'가 아니라 추가 정보를 요구하는 '정보조회'였다.


뉴스1


일본은 이후 전시 보완과 한국과의 협의를 근거로 위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었다. 한국 정부도 일본이 전체 역사 반영 권고와 자체 약속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조건 아래 등재에 동의했다.


그러나 등재 후 처음 열린 2024년 추도식부터 한일 간 이견이 불거졌다. 일본 측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자의 강제동원이나 식민지배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담기지 않자 한국 정부와 유족들은 일본 측 행사에 불참하고 별도 추도식을 열었다.


아이카와향토박물관의 조선인 노동자 전시 역시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은 채 기존 내용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졌다.


관련 연구와 미쓰비시광업 자료에 따르면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사도광산에 동원된 조선인은 최소 1519명이다.


1943년 사도광업소 자료에서는 착암부 노동자의 82%, 갱도 붕괴를 막는 지주부 노동자의 78.6%가 조선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조선인들이 위험한 갱내 작업에 집중 배치됐고 차별과 통제 속에서 일했다고 분석해왔다.


뉴스1


결정문안이 채택되면 일본은 전시와 해설 개선 경과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계속 보고해야 한다.


일본은 2027년 12월1일까지 보존현황보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2028년 열리는 제50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행 상황을 재검토받는다. 이번 결정문 채택은 일본의 약속 이행을 최종적으로 인정하는 절차라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명시하고 추가 개선 시한을 부여하는 중간 점검 성격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