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3일(목)

노벨 경제학상 석학 "한국 소멸 위기... 최대 문제는 '서울 집값'"

세계적인 경제사학자이자 기술 혁신 분야의 석학인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 경제의 번영을 이끈 동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향해 강한 우려의 메시지를 던졌다. 


1950년대 절대 빈곤국에서 글로벌 산업 리더로 도약한 한국의 성과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일궈낸 기적이지만, 현재의 초저출산 흐름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기로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지난 2001년 32세였던 중위 연령이 25년 만에 46세로 급등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는 분석이다.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 GettyimagesKorea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40년 뒤 한국의 총인구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생산가능인구의 급감과 고령층 부양 부담 가중으로 인해 국가 경제의 균형 체계가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기술 도입이나 이민 정책 확대를 고려할 수 있으나, 이민의 경우 사회·문화적 본질을 변화시키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근본적인 출산율 반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의 출산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과도하게 높은 주거 비용을 지목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살인적인 집값 탓에 넓은 주거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부들이 결국 출산을 기피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 시장을 키우고, 제조업 대비 낙후된 서비스 업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학계를 지망하는 후학들을 향한 조언도 이어졌다. 모키어 교수는 학자의 삶을 상사와 부하 직원이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자영업자로 비유하며, 마감을 강제하는 이가 없는 만큼 완벽한 자유 뒤에는 철저한 자기 절제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가족과의 시간이나 휴식, 여가를 반납하고 목표에 몰두할 수 있는 강력한 의지력이 성공의 열쇠라는 의미다. 아울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식 축적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신봉하던 학문적 토대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