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홈쇼핑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I 쇼호스트를 활용해 방송 제작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건데, 이러한 흐름과 반대로 전문 쇼호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모바일 쇼핑과 이커머스 성장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쿠팡,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언제든 상품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 과거처럼 상품 자체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AI는 홈쇼핑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NS홈쇼핑은 최근 AI 쇼호스트를 활용한 방송을 도입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10분 안팎의 이벤트성 방송과 건강기능식품 방송 등에 AI 쇼호스트를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상품군과 고객층에 맞춘 전문 AI 캐릭터도 개발할 계획이다.
AI 도입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이다. 기존 방송 제작에 쇼호스트와 카메라 감독, 음향 감독 등 약 14명이 필요했다면 AI 쇼호스트 방송은 약 3명만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방송 준비 시간과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협력사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AI 쇼호스트 도입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평가된다. 비용 절감과 제작 효율 향상이라는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짧은 프로모션 방송이나 상품 정보 전달 중심 콘텐츠에서는 AI 활용 가치가 더욱 높다.
그러나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다른 지점에 주목했다. 같은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소비자가 굳이 홈쇼핑 채널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최근 하반기 개편을 통해 쇼핑호스트 중심의 고정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진행자가 아니라 전문성과 팬덤을 갖춘 쇼핑호스트를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은영 쇼핑호스트의 '영롱한 뷰티', 서아랑의 '아쇼라', 지수진의 '지매거진', 서송이의 '스윗송' 등 쇼호스트별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민웅의 '웅니버스', 주승연의 '언팩쇼' 등도 운영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에 따르면 이들 고정 프로그램은 올해 상반기 기준 일반 방송 대비 평균 매출이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회사 측은 검증된 쇼핑호스트가 상품 특징과 활용법, 장단점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설명하면서 고객의 공감과 신뢰를 이끌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
이는 홈쇼핑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홈쇼핑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아니다. 소비자가 상품 설명란에 적힌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쇼호스트가 대신 설명하고 비교해주며 구매를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식품의 경우 맛과 식감, 활용 방법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생활용품은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장단점을 설명하면서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다.
업계에서는 AI가 정보 전달 영역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소비자의 공감과 신뢰를 형성하는 영역까지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현장감이 중요한 시식이나 라이브 시연 콘텐츠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효율성과 차별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품어야 하는 홈쇼핑 업계.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쇼호스트의 전문성과 콘텐츠 경쟁력에 힘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