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두고 "필연적인 실패의 길"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난달 '재건축론'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기조를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검찰개혁 지연과 인사 문제까지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15일 유 작가는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선택한 노선을 존중하는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며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고 본인에게도, 나라에도 해가 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국민이 나서서 뭔가를 바로잡지 않으면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 작가는 지난달 26일에도 이 대통령의 포용·통합 기조를 '재건축'에 비유하며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도 같은 논리를 이어가며 "더불어민주당이 재건축을 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정당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을 확실하게 뒷받침한 여당이고 압도적 의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이라며 "재건축, 재개발 모두 대중이 필요성을 인식해야 성공하는데 지금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계 개편을 머릿속에 둔 것 같은데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는 이른바 '재건축 구상'의 사례로 이병태 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인요한 전 의원을 꼽았다. 이병태 전 부위원장은 '5·18은 성역이 됐다'고 발언한 뒤 사퇴했고, 국민의힘 출신인 인요한 전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일을 잘해서 데려온 것이 아니라 증축하는 데 필요한 사람이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게 많다"고 비판했다.
검찰개혁 문제를 두고도 날을 세웠다. 유 작가는 "1년 넘게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안도 대통령이 못 내게 한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공개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지지하는 사람 중에서도 많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대통령이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보완수사권 일부를 검찰에 남겨 놓는 게 좋겠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국민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욕먹을 일은 밑에 사람을 시키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기가 하는 '마키아벨리' 식으로 문제를 처리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 개혁이 이렇게 지체되는 데 이 대통령이 진짜 해명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6·3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논란도 언급했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SNS에 정원오 씨를 띄운 것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명픽'을 못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개입한 게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일 때 대통령도, 민주당도 강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배를 받는 당은 망하고, 그 당은 해체가 시작된다"고 경고했다.
유 작가는 "지금 방식으로는 쉽지 않다. 이룰 수 없다"며 "이 대통령도 상처받고 민주당도 엉망이 되고 진영은 폭파되고 아주 참혹한 결과로 귀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논의와 관련해서도 "결론을 낼 때가 이미 지났다. 당이 당연히 대통령이 '이거 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정부안을 내게 해야 한다"며 책임을 이 대통령에게 돌렸다. 유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훼손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뭣 때문에 집요하게 노력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재건축 구상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 너무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재건축', '재개발' 구상을 뒷받침하는 팀의 기획 수준이 형편없다"고 덧붙였다.
유 작가의 발언이 알려진 뒤 범여권 인사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장철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유 작가가 결국 금도를 넘었다. 어떻게 동지라 불렸던 입으로 저주의 언어를 토해낼 수 있는가"라며 "누가 감히 이재명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느냐"고 반발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재명 정부는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말씀은 과유불급"이라며 "이 대통령께서 검찰 개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지적은 얼토당토않다. 제발 힘을 모아달라"고 반박했다.
범여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의 정치 행보와 검찰개혁 추진 방식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이번 발언이 향후 여권 내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