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컵 피습 자작극'으로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부친 정근 온병원그룹 원장이 아들의 범행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사실상 침묵했다.
지난 15일 정 원장은 부산고법에서 열린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 후 취재진과 마주쳤다.
기자들이 "아들의 범행을 미리 알았느냐"고 묻자 그는 "언론에 다 나왔구먼, 보니까"라고만 짧게 답했다.
범행 인지 시점이나 온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선거 동원 의혹에 관한 추가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 없이 변호인들과 함께 법원을 빠져나갔다.
정 원장은 지난해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병원 직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 글을 단체 메신저에 34차례 게시하게 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은 정 원장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항소 기각을 요청했으며, 정 원장 측은 법률 미숙지를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2일로 예정되어 있다.
한편, 경찰은 온병원그룹의 조직적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5일 온그룹 계열사 병원을 압수수색해 업무용 PC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수사의 핵심은 선거 기간 중 직원들에 대한 지지 댓글 작성 지시 및 정당 가입 강요 여부다. 또한, 온그룹 계열사 바로미터여론연구소에서 정 전 후보의 지지율이 유독 높게 나온 경위와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도 금융거래 분석 등을 통해 확인 중이다.
의료기록 허위 작성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정 전 후보는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서 음료컵에 맞은 뒤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으나 자작극으로 판명 났다. 당시 그가 인근 병원이 아닌 12㎞ 떨어진 부친의 병원으로 이송된 점과 이후 발급된 진단서의 적정성을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외에도 개혁신당 부산시당의 온병원그룹 직원 비례대표 공천, 선거 캠프 관계자의 온병원그룹 계열사 취업 등 유착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정 전 후보의 과거 '아빠찬스' 논란까지 재점화되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 자작극을 넘어 조직적인 선거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공범인 30대 헬스 트레이너의 공모 관계 입증을 마무리하고 보강 수사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온병원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범위와 깊이가 드러남에 따라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