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무리한 불법 이주민 단속 과정에서 인명 사고가 잇따르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차량 단속을 당분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 전역에서 이민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다 숨지거나 요원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과잉 단속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28세 멕시코 국적 남성이 단속 요원들을 피해 도주하다 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 남성이 실제 불법 체류 신분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직후 지역 정가에서는 공포와 혼란을 야기하는 이민 당국의 단속 방식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인명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30년 넘게 미국에 거주한 범죄 이력 없는 멕시코 남성이 단속 과정에서 요원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해당 남성이 차량으로 요원을 위협해 방어 차원에서 발포했다고 해명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멕시코인이 17명에 달하자 멕시코 정부는 미국 주 정부 차원의 형사 수사를 공식 요구했다.
지난 13일에는 메인주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요원의 총에 콜롬비아 국적 남성이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 측은 사망자가 불법 체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현지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민 당국이 표적 외의 무고한 인물을 오인 사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변이 거듭되자 메인주 비더폴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이민 당국의 단속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민 당국은 올해 초 미네소타주에서도 단속 중 행인을 사망케 해 한차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차량 단속 유예 조치는 격화되는 반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