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우리 경제의 자산 배분 구조를 "매우 원시적"이라 비판하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생산적 금융'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동산에 묶인 자금이 기업과 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경제·재정 분야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현재 우리 사회의 자산배분 구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자산배분에서 부동산 비중이 여전히 너무 크다"며 "매우 원시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선진국 가운데 이렇게 다 부동산에 매달리는 나라는 없다"며 "가용 자원이 부동산에 묶이니 경제 성장과 자원 배분에서도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해법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이 기업과 산업, 투자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본시장 정상화와 선진화를 중요한 국가 정책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이어지는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 정부는 비거주 목적의 다주택과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한 세 부담 조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과세 대상과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실거주 주택과 투자 목적 부동산의 구분 기준, 초고가 주택의 가격선 설정 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일부 기업이 주주총회 표결 결과 발표를 미루거나 소액주주에게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도록 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건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이고, 특히 이재명 정부에서 그런 일이 계속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금융당국에 철저한 감독을 요구했다.
한국 증시가 올해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되지 못한 문제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뒤 안정화 과정에 있다며 선진국지수 편입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내년 초까지 관련 제도를 갖추겠다고 설명하자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정부 부처의 정책에도 자산 운용 방향의 변화가 담겼다. 재정경제부는 1,400조 원이 넘는 국가자산을 보존 중심에서 가치 창출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국가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
또 국유재산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지식재산권과 가상자산 등 새로운 형태의 자산을 관리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국유부동산을 토큰증권 방식으로 유동화해 운용 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과 생산적 금융에 초점을 맞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신설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원화 국제화를 위한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도입과 상속세·부동산 세제 개선, 조세지출 재정비도 추진한다. 기획예산처는 교육교부금과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 개편을 포함한 지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난 1년 동안 많은 성과를 냈다"면서도 "남아 있는 3년 11개월가량의 기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기획목표에 맞춰 장기적인 정책 집행을 준비하고, 기존 문제를 고치는 개혁과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