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미용실에서 5시간 동안 붙임머리 시술을 받은 고객이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60만원의 시술비를 내지 않고 도주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은 은평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의 제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1일 벌어졌다. A씨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하루 휴무를 냈고, 직원 한 명이 홀로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날 예약 고객이 방문했는데, 이미 다른 미용실에서 붙임머리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기존 시술물을 제거한 후 새로 작업하기로 했다.
해당 고객은 "가장 길고 비싼 머리카락으로 붙여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이 "60만원 정도 나오는데 길이를 섞어서 조금 저렴하게 해드릴까요?"라고 제안했지만, 고객은 괜찮다며 그대로 진행해달라고 답했다. 직원은 약 5시간에 걸쳐 시술을 진행했고, 마무리 커트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런데 고객은 갑자기 "화장실 비밀번호가 뭐냐, 휴지는 있냐"고 물었다. 이어 "매장 슬리퍼를 신고 나가도 되냐"며 금방 돌아올 것처럼 말했다. 직원은 의심 없이 휴지를 건넸고, 고객은 미용실 슬리퍼를 신고 화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고객이 돌아오지 않자 직원이 밖으로 나가봤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
전화를 걸어도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직원은 급히 집에서 쉬고 있던 A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곧바로 매장으로 달려갔다.
A씨가 확인한 CCTV에는 고객이 직원에게 화장실 비밀번호를 묻고 휴지를 받아 매장을 나서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특히 고객은 매장을 나서면서 '24시간 녹화 중'이라고 적힌 출입문 앞 CCTV를 쳐다보며 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A씨는 "마치 놀리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더욱 기막힌 점은 이 고객이 2년 전에도 같은 미용실을 방문해 시술을 받았던 재방문 고객이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이번에도 예약 과정에서 이름과 연락처를 남겼기 때문에 직원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고객이 두고 간 가방을 경찰과 함께 확인한 결과, 가방 안에는 현금 1000원과 무선 이어폰만 들어 있었다.
A씨는 "이어폰도 정품이 아닌 이른바 '가품 에어○'이었고, 케이스 안에는 이어폰 한쪽만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슬리퍼를 신고 가면서 두고 간 신발도 사용감이 심했고, 가방 역시 고가 제품이 아니었다.
A씨는 해당 고객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온라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A씨는 "해당 여성과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한 달 전에도 다른 곳에서 붙임머리 시술을 받았다고 했는데, 혹시 비슷한 피해를 본 업주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