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수)

경남 키다리아저씨, 베네수엘라 지진에 써달라며 500만원+손편지 두고 떠났다... 누적 7.5억 기부

국내외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발신 제한 번호로 전화를 걸어 국화꽃 한 송이와 손편지, 그리고 거액의 성금을 남기고 사라지는 익명의 기부자가 이번에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 주민들을 위해 온정을 보냈다.


지난 13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오후 한 남성으로부터 "사무국 앞에 박스를 두고 갑니다"라는 짤막한 전화를 받은 뒤 현관 앞에서 현금 500만 원과 국화꽃, 그리고 손편지가 담긴 상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자가 남긴 편지에는 "베네수엘라 지진으로 희생되신 많은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며 "매몰되신 분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되길 바라며 약소한 액수지만 성금 모금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라는 간절한 바람이 적혀 있었다.


모금회 직원들은 이름도 밝히지 않은 이 기부자가 누구인지 필체와 국화꽃을 통해 단번에 알아차렸다.


지난 2017년부터 연말 나눔 캠페인은 물론이고 국내외에 비극적인 재난이 들이닥칠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길을 내밀어 온 '경남의 키다리 아저씨'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진주 아파트 화재 참사를 비롯해 2020년 코로나19 사태와 수해, 2022년 동해안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참사, 2023년 튀르키예 지진, 그리고 올해 대전 공장 화재에 이르기까지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나눔을 실천해 왔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번 기부로 그가 그동안 남몰래 전달한 성금은 총 7억 50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긴 채 수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이 남성은 모금회 측의 감사 인사나 신원 확인 요청에도 늘 짧은 인사만을 건넨 채 서둘러 수화기를 내려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가장 아프고 힘든 곳에 누구보다 빠르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주는 분"이라며 기부자의 깊은 뜻을 담아 이번 성금 전액을 지진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와 식료품 지원, 임시 대피소 마련 및 피해 복구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모금회는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이달 말까지 특별 모금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