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이 20년 동안 지속해 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의 기부 파트너십을 끝냈다.
지난 14일 버크셔해서웨이는 성명을 내고 버크셔 주식(B주) 1200만 주(약 60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를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기부금은 사별한 첫 아내의 뜻을 기려 설립한 '수전 톰슨 버핏 재단'과 세 자녀가 각각 이끄는 3개 재단 등 오직 4곳의 가족 재단에만 전달됐다.
2006년 기부 시작 이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게이츠 재단'은 기부 대상에서 완전히 빠졌다.
버핏 의장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게이츠 재단에만 약 480억 달러(약 74조 원)를 기부해 왔으며 한때 재단 이사진으로 활동할 만큼 게이츠 창업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지난해에도 전체 기부금 중 45억 달러를 게이츠 재단에 보냈으나 올해는 단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전격적인 지원 중단 결정은 빌 게이츠 창업자와 성착취 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간의 사적 친분 논란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초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수사 기록인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을 통해 두 사람이 긴밀히 주고받은 서신 등 구체적인 교류 흔적이 세상에 드러났다.
게이츠 창업자는 엡스타인이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인 2011년부터 만남을 이어왔으며, 최근 의회에서는 자신의 혼외 관계를 빌미로 엡스타인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게이츠 재단은 지난 4월 로펌을 고용해 내부 조사에 착수했고 게이츠 창업자도 직원들에게 공식 사과했으나 버핏 의장과의 신뢰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버핏 의장은 지난 3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파일 폭로 이후 게이츠 창업자와 접촉한 사실이 없음을 밝히며 추가적인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편 버핏 의장은 이번 성명을 통해 자신의 전 재산 사회 환원을 완료할 구체적인 일정을 못 박았다.
버핏 의장은 "보유 중인 버크셔 주식 전량을 앞으로 8년 안에 처분할 것"이라며 "남은 주식은 2034년 12월 31일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에 지정한 4개 가족 재단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