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흑두루미 한 쌍이 번식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순천만에 남아 있어, 지역사회가 총력을 기울여 보호에 나섰다.
지난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시는 지난 4월 순천만에서 먹이활동 중인 흑두루미 한 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흑두루미는 통상 10월 중순 남하를 시작해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3월부터 북쪽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순천만에 남은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논바닥에 주저앉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건강 이상 징후를 보였고, 다른 한 마리가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시는 지난 11일부터 시민들과 함께 흑두루미 보호 활동에 들어갔다. 인근 농경지에 미꾸라지와 우렁이를 방류해 먹이 공급원을 확보하고, 서식지 주변으로 사람과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쌀겨를 이용한 휴식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매일 흑두루미의 잠자리와 먹이터, 이동 동선을 파악하고 있으며, 행동 패턴과 먹이 섭취량, 스트레스 정도 등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 중이다.
순천시는 순천만 일원 4㏊ 규모에 대체서식지로 무논을 조성하고, 흑두루미가 안전하게 쉬고 잠들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도 농사일이나 이동 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있기로 하는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호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흑두루미를 보호하는 일도 지역사회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라며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시민이 생태 보전의 능동적 주체가 되는 시민주권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