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6인 발표 닷새 뒤 전국 한도 축소...8월 27일 3인 압축
KB 목표 소진율·예상 감축액·해제 조건 안 밝혀...기존 계약자 경과조치도 빠져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6명에 포함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이끄는 국민은행이 후보 발표 닷새 만에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수도권과 규제지역뿐 아니라 별도의 금액 상한이 없던 비규제지역에도 3억원 한도를 새로 적용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와 가계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정부 상한의 정확히 절반인 3억원을 택한 산식과 예상 대출 감소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이 행장을 포함한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는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이재근·이창권 KB금융 부문장, 이 행장 등 4명이다. 외부 후보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비공개 후보 1명이다.
회추위 발표 닷새 뒤 시행...'왜 3억' 산식은 안 밝혀
국민은행은 후보 명단 발표 닷새 뒤인 지난 8일 주담대 한도 축소 방침을 알렸다. 조치는 이틀 뒤인 10일부터 시행됐다. 회장 후보 선임 절차와 대출 한도 축소 결정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은행이 3억원 상한을 언제부터 검토했고 이 행장에게 언제 보고했는지, 최종 결정이 어떤 내부 회의체를 거쳤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도는 주택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수도권·규제지역의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었다.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아졌다. 25억원 초과 주택은 기존 2억원 한도가 유지된다. 비규제지역에는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3억원 상한이 생겼다.
집단대출 가운데 중도금·이주비·잔금대출과 기금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 피해자 구입·경락잔금대출 등은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은행 자체 재원으로 내주는 생애최초 주담대에는 3억원 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
기존 계약자도 접수일 기준...해제 조건·영향 규모 미공개
새 한도는 매매계약일이 아닌 대출 서류 접수일을 기준으로 적용됐다. 한도 축소 전에 주택 매매계약을 맺었더라도 9일까지 대출 서류를 접수하지 못한 차주는 3억원 상한을 적용받는다. 발표일부터 시행일까지 주어진 시간은 이틀이었다. 공개된 안내에는 기존 계약자에 대한 별도의 경과조치가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한도 축소 배경으로 제시했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48조360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3907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 목표 약 4조3400억원의 78.1%에 해당한다. 5곳 가운데 3곳은 개별 목표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지만 해당 은행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은행의 자체 목표 대비 소진율도 알려지지 않았다. 3억원 상한을 적용하면 줄어드는 대출 규모와 영향을 받는 고객 수, 수도권과 비규제지역에 같은 한도를 적용한 근거도 공개하지 않았다. '별도 안내 시까지'라는 적용 기간만 제시했을 뿐 한도를 다시 높이는 정량적 기준도 밝히지 않았다.
이 행장은 지난해 국민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3조862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전년보다 18.8%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말 원화대출금은 377조원으로 1년 전보다 3.8% 늘었고, 가계대출도 3.7% 증가했다. KB금융은 올해 가계여신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자산을 배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도 기존 계약자 보호 문제가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주택대출을 반토막 낸 KB국민은행은 차라리 'JM재명은행'으로 간판을 바꾸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대출 규제 변경 시 사전예고와 경과조치를 의무화하고 생애최초·무주택 실수요자를 대출 총량 규제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국민은행은 10일 이후 접수된 대출 가운데 종전 기준으로 3억원을 넘었을 신청 건수와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주 경영진이 한도 축소를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이번 결정이 차기 회장 후보 평가 과정에서 다뤄지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회추위는 오는 8월 27일 후보 6명을 3명으로 압축하고 9월 11일 최종 후보 1명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