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을 현행 48개국에서 64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이 국제축구연맹(FIFA) 내부에서 본격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한 중국이 주요 수혜국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한국시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스위스 방송사 블루 스포트와 인터뷰를 갖고 "북중미 대회가 끝나면 관련 위원회에서 64개국 월드컵을 확실히 검토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만의 대회가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대회"라며 "모든 국가가 월드컵 참가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대표팀의 수준이 매우 높아졌고 지금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며 "작은 국가들이 월드컵 참가 기회를 얻지 못하면 발전 동기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참가 10개 팀 중 9개 팀이 토너먼트에 올라간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를 "엄청난 성공"으로 평가하며 참가 기회 확대가 각국 축구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월드컵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32개국 체제로 운영됐다. FIFA는 2026년 북중미 대회부터 참가국을 48개국으로 늘렸고, 불과 한 대회 만에 16개국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64개국 체제가 현실화되면 FIFA 회원국 4분의 1 이상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전체 경기 수는 128경기로 늘어나 32개국 체제의 64경기보다 두 배 많아진다.
참가국 확대 논의가 시작되자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2002년 한일 대회 이후 단 한 차례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아시아 출전권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났다. 이에 중국의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중국은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 10경기 3승 7패로 승점 9점을 기록하며 6개국 중 5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중국은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0-7로 무너졌고,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본선행이 좌절됐다. 최종전에서는 이미 탈락한 바레인을 상대로 승리하며 간신히 최하위를 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FIFA가 중국의 월드컵 진출을 염두에 두고 출전국 확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64개국 체제가 도입되면 아시아 출전권이 추가 배정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중국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대륙별 출전권 배분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FIFA가 중국을 위해 확대를 추진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64개국 월드컵 구상은 지난해 3월 우루과이축구협회가 FIFA 평의회에 처음 제안했다. 남미축구연맹은 월드컵 개최 100주년을 맞는 2030년 대회를 64개국 체제로 치르자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2030년 월드컵은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한다. 100주년 기념 경기 3경기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각 1경기씩 열린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 회장은 64개국 확대를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했고, 빅토르 몬탈리아니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회장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참가국 확대가 다양한 국가의 축구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월드컵 본선과 지역 예선의 가치 하락 및 과도한 경기 수 증가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FIFA는 북중미 월드컵 종료 후 64개국 확대 방안을 공식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