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화)

"中 부자들 자금 대이동"... '이 도시', 스위스 제치고 세계 최대 자산관리 시장 등극

홍콩이 스위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산관리 시장으로 올라섰다. 중국 본토에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글로벌 금융사들이 사업을 대폭 확대하면서 홍콩의 자산관리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홍콩의 역외 부유층 자산관리(AUM) 규모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2조9500억 달러(한화 약 4400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위스를 추월한 수치로, 홍콩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스위스를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BCG는 현재 홍콩에서 관리되는 자산 중 약 59%가 중국 본토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이 비중은 2030년까지 6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성장으로 축적된 자산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아시아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 도시 전경 / GettyimagesKorea


중국은 장기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압력,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유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적은 홍콩의 조세 제도와 국제 금융시장 접근성이 더해지면서 부유층 자금이 홍콩으로 몰리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 본토에서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물론 미국·유럽·중동 등에 흩어져 있던 중국계 자산도 중동 정세 불안과 달러 패권 불확실성을 이유로 홍콩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사들도 중국 자금을 겨냥해 홍콩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홍콩 신도심 서카오룬에서는 총사업비 약 1조엔(약 9조3000억원) 규모의 복합개발 프로젝트가 2026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이 단지의 주요 건물 한 동을 임차해 홍콩 사업 확대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프랑스 사모투자 운용사 아르디앙은 홍콩 시장에 신규 진출했고, 미국 고빈도매매(HFT) 업체 제인스트리트도 현지 사업을 대폭 확대 중이다. 미국 사모투자회사 아담스 스트리트 파트너스도 지난해 11월 홍콩 사무소를 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초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운용하는 패밀리오피스도 급증하고 있다. 딜로이트 차이나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패밀리오피스는 3384개로 2년 전보다 25% 늘었다.


홍콩은 해외 자금이 중국 본토로 들어가는 핵심 금융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홍콩 증시 시가총액의 약 80%를 중국 본토 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는 대부분 홍콩을 거쳐 이뤄진다.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홍콩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의 중국 본토와 홍콩 증권 투자 잔액은 올해 4월 4991억 달러(약 750조원)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닛케이는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홍콩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홍콩 불필요론'이 나왔지만,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오히려 홍콩의 전략적 가치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중국 본토 부유층이 해외로 자산을 분산하려는 수요가 지속되는 한 홍콩의 금융 허브 역할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콩 금융시장의 향방은 중국 정부의 자본 이동 규제와 금융 개방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