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과정에서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공소기각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수원고법 제2형사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환송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지난 2월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선고를 내렸으나 검찰은 법리오해를 이유로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린 원심과 달리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와 뇌물공여죄를 하나의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별건 외국환거래법위반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외국환관리 질서와 국가·경제에 관한 것인데 반해 이 사건 뇌물공여죄 보호법익은 직무집행 공정성과 직무불가성이라는 국가 기능의 공정성에 관한 것"이라며 "두 죄의 행위나 규범적 성격, 행위의 객체에 이르기까지 구성요건이 모두 다르다"고 판시했다. 이어 "외국환관리법위반죄는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저지른 것이고, 이 사건 뇌물공여죄는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공무원이나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하나의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신 전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통령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납을 대가로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대북 송금에 공모하고 쌍방울 측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징역 7년 8개월형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24년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