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의 열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집을 사기 위해 모아둔 돈을 모두 사용해 80세 할아버지와 함께 월드컵을 관람한 영국 청년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영국의 제이콥 올멘딩거(21)는 지난 5년간 첫 주택 마련을 위해 1만 파운드(한화 약 2000만원)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집 대신 조부 제프 골리커(80)와 함께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할아버지를 해외로 모시고 가기로 결심했다.
제이콥은 2020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던 할아버지와 축구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헐시티(Hull City AFC)의 경기를 자주 함께 관람했고, 팀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는 순간도 지켜봤다.
축구는 조부와 손자가 슬픔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성인이 된 제이콥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결국 집 계약금으로 쓰려던 돈을 모두 여행 경비로 사용했고, "돈은 다시 모을 수 있지만 할아버지와 함께할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영국을 떠나 미국 뉴욕을 거쳐 애틀랜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콩고의 경기를 관람한 뒤, 멕시코로 이동해 잉글랜드와 멕시코의 경기까지 함께 응원했다.
할아버지는 "만약 아내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 이번 여행을 흔쾌히 찬성했을 것이고, 매우 기뻐했을 것"이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이들의 사연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이를 접한 한 기업은 두 사람의 여행 경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기업은 제이콥의 계좌에 여행 경비와 같은 금액인 1만 파운드를 입금했다. 이에 따라 제이콥은 할아버지와의 월드컵 추억을 만들면서도 첫 주택 마련 자금도 다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예상치 못한 거액의 후원에 제이콥은 "솔직히 말해서, 제 은행 계좌에 돈이 실제로 들어와 있는 걸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기지 않았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귀국하면 이 돈을 저축할 예정"이라며 "그 돈으로 2028년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유로 2028)를 보러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집을 살 수도 있겠다. 이렇게 행복한 선택지가 생기다니 정말 멋진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