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마지막까지 남았던 주민의 유품 처리를 두고 유족과 지역 행정기관이 충돌하고 있다.
10일 경북 울릉군은 오는 15일 이후 독도 주민숙소에 남아 있는 고 김신열 씨의 개인 물품을 행정대집행 방식으로 반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3월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군 측은 기상 상황에 따라 독도 입도가 가능한지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집행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는 지난 4월 김 씨 유족에게 "5월 30일까지 주민숙소 내 개인 물품을 정리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김 씨가 별세하면서 주민숙소 이용 자격이 종료됐기 때문에 남은 물품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유족은 이러한 행정 절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씨의 한 유족은 SNS를 통해 "평생 독도를 지킨 아버지의 유족에게 위로나 예우 없이 공문 한 장만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도를 평생 지킨 사람의 삶과 희생이 잊히고 유족의 존엄마저 무너지는 현실에 더는 침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독도관리사무소는 유족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김 씨의 유족 3명 중 2명과 연락이 닿아 '소유권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머지 1명은 '소유권 포기도 못 하고 직접 뺄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전한 뒤 연락이 끊긴 상태다.
관리사무소는 "독도 주민숙소 방이 정리돼야 다음 독도 주민 선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안내문과 요청문, 계고장 등을 여러 차례 보낸 뒤 행정대집행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물품을 반출하더라도 김 씨의 물품을 임의로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출한 물품은 보관 절차를 거쳐 유족과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씨는 독도에 주민등록을 둔 마지막 일반 주민이었다. 김 씨가 별세한 이후 독도에는 주민등록을 둔 일반 주민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1981년 이후 약 40년 만의 일이다.
행정 당국 입장에서 독도 주민숙소 정리는 다음 주민 선발을 위한 절차적 과정이다. 하지만 유족 입장에서는 김 씨가 독도에서 남긴 마지막 생활 흔적을 정리하는 문제다. 독도가 지닌 상징성과 마지막 주민이라는 의미가 겹치면서 단순한 물품 반출을 넘어 고인에 대한 예우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